당선 직후 조사 45%에서 56%
도요타 압박ㆍTPP 이탈 예고 등에
“지금보다 좋아질 것” 응답 5%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직후 일본인들의 미일관계에 대한 불안감이 눈에 띄게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이 21~22일 실시해 2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6%는 향후 미일관계가 “지금보다 악화할 것”이라 답했고 “지금보다 좋아질 것”이란 대답은 5%에 불과했다. “변함없을 것”이란 의견은 29%였다. 이번 조사는 21일 새벽(일본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직후 실시된 것으로, 당선 직후인 지난해 12월 조사에서 “변함 없을 것”이란 응답이 45%였던 것과 큰 차이가 난다.
이 같은 결과는 트럼프가 취임전 도요타 자동차를 비판하고 취임후에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이탈을 분명히 하는 등 양국간 무역갈등이 예상되는데다, 안보분야 협력도 전임 버락 오마바 대통령 때보다 약화될 것에 대한 일본 여론의 우려가 광범위하게 퍼졌음을 증명하고 있다.
반면 미일관계 악화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에 비해 4%포인트 오른 55%로 유지됐다. 이는 2014년 3월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남성의 지지율은 62%나 됐다. 지지율 상승에는 부산 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 이후 일본 정부의 강경대응도 주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주한대사를 일시귀국시킨 조치에 대해 이번 조사에서도 74%가 “지지한다”고 답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먼저 정상회담을 하고 싶었던 희망이 좌절되면서 아베 정부는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갈수록 늦어지는 것은 미국이 일본을 경시하기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야당인 민진당 렌호(蓮舫) 대표는 “총리가 당선인 시절 트럼프와 신속하게 회담 했지만 TPP이탈을 밝혀 부끄러웠다. 도대체 무슨 신뢰관계를 구축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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