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중진인 박순자 의원이 23일 새누리당을 떠나 바른정당에 입당하겠다고 선언했다. 한동안 휴지기를 가졌던 새누리당 탈당파들이 설 연휴를 앞두고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여권발 정계개편을 촉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당은 국민 여망에 부응할 수 없는 공당으로 이미 부패한 상처가 너무 크고 깊다”며 새누리당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어떻게든 새누리당에 남아 무너진 보수를 바로 세우려고 안간힘을 썼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기 안산단원을을 지역구로 하는 박 의원은 정부ㆍ여당의 위기 대응능력 부재를 탈당의 가장 큰 이유로 꼽기도 했다. 그는 “새누리당은 온 국민을 공포에 빠뜨린 메르스 사태와 아직도 차가운 물 속에 9명을 남겨둔 상식 밖의 세월호 참사에서 무능의 끝을 보여줬다”며 “국민 여러분이 허락해주신 집권보수당의 역할을 다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민간인에 의해 국정이 농락당하는 사상 초유의 불미스런 사태를 만들었다”며 “그래도 국정운영에서 야당보다는 나을 거라고 믿었던 보수층의 마지막 기대감마저 짓밟았다”고 탈당의 변을 더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평생의 가치인 공정하고 정의로운 '희망의 정치'를 실천하고자 저는 오늘 바른정당에 입당을 결정했다”며 “낡고 부패한 어제와 다른 새로운 대한민국, 안정된 대한민국의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여권 안팎에서는 바른정당의 창당대회가 예정된 24일을 기점으로 새누리당의 2차 탈당 사태가 가시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바른정당이 빠른 속도로 진용을 갖춰가는 만큼 바른신당과 사실상 뜻을 같이하면서도 새누리당 내에서 잔류하며 정국의 흐름을 관망해온 의원들이 추가 탈당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심재철 국회부의장, 홍철호ㆍ정유섭ㆍ윤한홍 의원 등이 탈당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바른정당은 이날 창당준비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5선의 정병국 창당준비위원장을 초대 당 대표로 추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아울러 김재경ㆍ홍문표ㆍ이혜훈 의원을 각각 최고위원으로 추대키로 했다. 장제원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개혁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창당 과정의 헌신과 선수, 지역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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