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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료 대수술, 내 보험료 어떻게 되나

입력
2017.01.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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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가입자 580만명 건보료 월 2만원씩 낮아질 듯

보수 외 소득 많은 직장인 가입자는 부담 늘고

피부양자 등록 요건도 깐깐해져

전체 건보료 덜 걷혀 건보 재정 건전성엔 부정적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건강보험 지역가입자 583만 세대의 보험료가 월 평균 2만원씩 줄어든다. 보수 이외 소득이 많은 직장인 13만 세대는 보험료를 평균 11만9,000원 더 내야 하고, 피부양자 10만명은 자격을 잃고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

보건복지부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 공청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정부안을 발표했다. 국회가 올해 안에 정부안을 통과시키면 내년 하반기부터 개편안이 시행된다. 다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이 각자 자체적인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마련한 만큼 정부안이 원안대로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정부안의 기본 방향은 소득 중심으로 건보료 부과 체계를 재정비 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건보료 부과 대상은 ‘소득+재산’인데 이중 재산의 반영 비중은 줄이고, 소득 반영 비중을 키우겠다는 의미다. 정부안은 3년 주기로 단계가 바뀌는 3단계 개편안으로 이뤄졌다. 1단계 개편은 내년 하반기, 2단계는 2021년, 3단계는 2024년 각각 시행 예정이다.

최대 수혜자는 지역가입자

정부안의 가장 큰 수혜자는 지역가입자이다. 일단 현재 연 소득 500만원 이하(필요경비율 최대 90% 감안 시 총수입 최대 연 1,000만원 이하) 가입자는 지금까지 적용 받았던 ‘평가소득’보험료가 폐지된다. 건강보험공단은 지금까지 연 소득 500만원 이하는 소득 파악이 어렵다는 이유로 성별과 연령, 재산, 자동차, 소득 등으로 전체 소득을 추정하는 평가소득 방식을 썼는데, 앞으론 이를 폐지하고 연간 종합과세소득 합산 기준으로 보험료를 책정한다. 이에 따라 실제 소득은 적지만 집이나 자동차가 있어 보험료를 많이 냈던 지역가입자들은 보험료가 줄어들게 된다. 대신 소득이 일정 수준 이하인 지역가입자는 앞으로 정액의 최저보험료가 부과된다. 1ㆍ2단계에선 연소득 100만원 이하(최저보험료 1만3,100원), 3단계에선 연소득 336만원 이하(1만7,120원) 세대가 각각 최저보험료 부과 대상이다. 다만 저소득층의 보험료 부담을 덜기 위해 현행 보험료가 최저보험료보다 낮은 가입자들은 현행 보험료만 부과하기로 했다.

소득 상위 2%(34만 세대)는 보험료가 1단계부터 월 평균 33만원에서 38만원으로 5만원(15%) 인상된다. 3단계에서는 현행 소득등급제가 폐지되고 지역가입자에게도 직장가입자처럼 정률제(소득x보험료율)가 적용된다.

소득에 관계 없이 지역가입자는 전부 재산보험료 부담이 준다. 자가 주택은 재산 공제 없이 과표 전액에 보험료를 부과하고, 무주택 전세자는 전세 보증금에서 500만원을 공제한 뒤 이중 30%에 보험료를 부과하는 것이 현재의 방식. 앞으로는 공제제도를 도입해 1단계에선 총 재산 5,000만원 이하인 세대에 최대 1,200만원을 공제한다. 가령 과표 기준 1,200만원(시가 약 2,400만원) 이하 자가주택 소유자나 전월세 보증금이 4,000만원 이하인 무주택자는 재산보험료가 면제되는 것이다. 공제 금액은 2단계 2,700만원, 3단계 5,000만원으로 확대된다.

자동차 보험료도 줄어든다. 현재는 15년 이하 모든 자동차가 보험료 부과 대상이 됐지만 1단계에선 1,600cc 이하 차량, 2단계에선 3,000cc이하 차량이 각각 보험료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3단계에선 4,000만원 이상 고가 차량에만 보험료가 부과되게 할 계획이다.

지역가입자 중 연금생활자의 부담은 다소 커진다. 현재는 보험료가 부과되는 종합과세소득 중 연금소득(사적 연금 제외)이나 일시적 근로소득은 금액의 20%에만 보험료를 부과했는데 앞으로는 이 비율이 30%(1단계)에서 50%(3단계)까지 상향된다. 예컨대, 연금소득이 월 200만원인 A씨는 지금까지 20%인 40만원만 종합과세소득으로 잡혔지만, 2024년엔 50%인 100만원이 소득으로 인정된다. 지역가입자의 이런 변화를 종합하면 1단계 기준 지역가입자 583만 세대는 보험료가 줄고, 34만 세대는 보험료가 늘어난다. 140만 세대는 보험료 변화가 없다.

‘금수저’직장인은 보험료 부담 커질 듯

직장가입자는 보수 외 수입이 많은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이 커진다. 현재는 보수 이외 연간 7,200만원이 넘는 종합과세소득을 올리는 가입자(4만 세대)만 추가 보험료가 부과됐다. 앞으로는 이 기준이 3,400만원(1단계)에서 2,000만원(3단계)까지 낮아진다. 따라서 월급과 별도로 주식 투자수익이나 임대 수익을 올리는 사람은 보험료 부담이 새롭게 생길 수 있다. 이와 함께, 현행 기준금액 제도 때문에 발생하는 보수 외 소득 보험료 ‘절벽 현상’을 막기 위해 공제방식도 도입된다. 이로써 기존엔 보수 외 수입에 대한 보험료가 없었던 가입자 9만 세대는 월 평균 5만1,000원의 보험료가 새롭게 부과된다. 지금도 보수 외 소득에 대한 보험료를 내고 있는 4만 세대는 보험료 부담이 현재 54만2,000원에서 82만5,000원으로 평균 28만3,000원 정도 인상된다. 직장가입자 전체적으로는 1단계 적용시 13만 세대는 보험료가 오르고, 1,568만 세대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추산된다.

피부양자 등록 요건 까다롭게

보험료를 전혀 내지 않는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는 등록 요건이 까다로워진다. 지금은 ‘금융소득’, ‘공적연금’, ‘근로소득과 기타소득의 합산’ 중 어느 하나가 4,000만원을 초과하면 피부양자에서 탈락해 지역가입자로 전환됐다. 이론적으론 전체 소득이 1억2,000만원에 달하더라도 피부양자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앞으론 종합과세소득을 합산한 금액 기준을 적용해 연 3,400만원(1단계)이나 2,000만원(3단계)을 초과하는 소득을 올리는 피부양자는 지역가입자로 강제 전환된다. 재산이 많은 피부양자도 지역가입자 전환 대상이 된다. 현재는 과표 9억원(시가 18억원 상당)이 넘는 재산을 보유한 피부양자만 지역가입자로 전환됐지만, 앞으론 과표 5억4,000만원(2ㆍ3단계는 3억6,000만원)을 초과하는 재산이 있으면서 연 1,000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피부양자는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 아울러, 지금은 직장가입자의 형제ㆍ자매도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 있었지만 3단계부터는 형제ㆍ자매를 등록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제외한다. 이에 따라 1단계에서만 7만 세대(10만명)가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월 평균 18만6,000원의 보험료를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편안이 적용되면 전체 보험료 수입은 줄어든다. 깎아주는 보험료 총액이 더 걷는 보험료 총액보다 많아서다. 복지부는 1단계 적용시 연간 9,089억원의 보험료가 지금보다 덜 걷힐 것으로 보고 있다. 2ㆍ3단계 적용시엔 각각 연간 1조8,407억원, 2조3,108억원의 보험료 수입이 줄어든다. 다만 현재 건보료 누적 흑자가 20조원에 달해 당분간은 여력이 있다는 것이 복지부의 설명이다. 복지부는 건보 재정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부정수급 등 재정누수 방지 ▦급여비 적정 관리 ▦약제비 절감 대책 등을 담은 ‘중장기 재정 효율화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안 총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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