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40%대… 민심 빠르게 결집
호남 민심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에게 다시 신뢰를 준 것일까.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전 대표가 지난해 4·13 총선 당시의 ‘호남 포비아’를 완전히 극복했다는 결과가 확인된 가운데 ‘문재인 대세론’이 지속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문 전 대표는 호남 민심을 확실하게 장악했다. 한국일보 15~16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전 대표는 호남에서 40.1%의 지지율로 이재명 성남시장(12.7%) 과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7.9%)를 압도했다. 한국갤럽의 10~12일 조사에서도 문 전 대표(39.0%)는 이 시장(13.0%)과 안 전 대표(12.0%)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이런 결과는 호남지역을 국민의당과 당시 안철수 대표에게 사실상 빼앗긴 지난해 총선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일 정도다. 지난해 11월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문 전 대표의 호남 지지율은 18.0%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17.0%)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15.0%), 안 전 대표(12.0%)를 크게 앞서지 못했다.
문 전 대표의 호남 지지율 회복은 탄핵정국이 분수령이었다는 분석이다. 정한울 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연구교수는 22일 “탄핵정국과 맞물려 정권심판론이 강한 호남에서 ‘될 사람을 밀어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흩어져 있던 호남 민심이 빠르게 결집하는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정 교수는 “국민의당으로 이탈했거나 충성도가 약했던 문재인 지지층이 대선이 앞당겨진다는 생각에 속속 복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호남 민심의 전략적 선택이 조기대선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관측이 엇갈린다. 국민의당과 안 전 대표가 확실한 대안으로 떠오르지 않는 이상 호남에서도 ‘문재인 대세론’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문 전 대표의 비전이 취약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문 전 대표 핵심 관계자는 그러나 “국민의당에서 돌아선 호남민심이 다시 안철수로 향할 일을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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