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 검사와 수사관 등에 인사 잘하고
女교도관 “언니”라 부르며 수사에도 협조
이모와는 대조… 특검팀 도우미 자리매김
특검, 소환 불응 하던 최순실 체포영장 청구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 조카 장시호(38ㆍ사진ㆍ구속기소)씨가 박영수(65) 특별검사팀의 도우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정농단의 주요 증거인 태블릿PC를 ‘자진 납세’하더니 특유의 밝은 모습으로 조사에 순순히 협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 차례 특검 소환 불응에, 불성실한 태도로 밉보이는 이모(최씨)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22일 특검 등 사정당국에 따르면, 장씨는 특검 검사 및 수사관, 교도관 등 관계자들을 친절한 태도로 스스럼없이 대하고 있다. 특검에 소환될 때마다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밝은 표정으로 “안녕하세요” 인사하거나, 낯을 익힌 부장검사나 특검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면 활기찬 목소리로 “부장님, 안녕하세요”라며 호칭까지 챙긴다고 한다. 서울구치소(경기 의왕시)와 특검 사무실(서울 대치동)을 오가며 자신을 호송하는 여성 교도관에게는 팔짱을 끼고 “언니”라고 하는 등 살갑게 대하기도 했다.
장씨의 붙임성 있는 태도는 조사에서도 드러난다. 의혹을 부인하는 다른 관련자들과 달리 사실관계를 대부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최씨의 지시에 따라 한 일이고, 최씨에게 이용당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검찰 수사 단계에서 구속된 장씨는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자신을 추궁하던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가 미우시죠”라고 묻자 망설임 없이 “네, 꼭 뵙고 싶었습니다”라고 답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반면 최씨는 미운 털이 박혔다. 이규철 특검보(대변인)는 이날 “최씨는 특검의 7회 소환 중 1회(지난해 12월 24일)만 출석했다. 근거도 없이 강압수사 등을 불출석 사유로 들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은 이날 늦게 딸 정유라(21)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및 학사관리 비리에 관여한 혐의(업무방해)로 최씨의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최씨는 그간에도 재판이나 건강상 이유로 특검 소환에 불응했다. 한 차례 소환 조사에서도 “검사님, 그걸 왜 저한테 물어보세요”라고 반문하는 등 모르쇠로 일관했다는 게 특검 설명이다. 최씨 변호인이 전날 “최씨에게도 법에 보장된 권리가 있으니 최소한의 자기방어를 할 것”이라며 묵비권 행사까지 시사한 상황이라 최씨를 바라보는 특검의 시선이 당분간 고울 리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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