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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충돌 일어나도 본질적 부분까지 악화될 가능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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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충돌 일어나도 본질적 부분까지 악화될 가능성 낮아”

입력
2017.01.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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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찬룽 中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

“환율조작국 지정 땐 中도 보복

큰 피해 입겠지만 무승부 전망

일부서 군사적 충돌 가능성

트럼프 고립주의는 中에 기회”

진찬룽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
진찬룽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긴장하는 나라는 중국이다. 무역ㆍ통상분야 마찰은 불가피해 보이고 외교안보 분야의 갈등 현안도 쌓여 있다. 미중 간 충돌은 어떤 식으로든 국제사회의 현행 질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중국 내 대표적인 국제문제 전문가인 진찬룽(55ㆍ金燦榮)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지난 20일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를 ‘불확실성의 시대’로 규정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와 미러관계 개선 정책 등이 중국은 물론 유럽 주요국과도 갈등을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중미 양국의 상호의존도와 미러 관계 개선의 한계 등을 감안하면 이 같은 갈등이 본질적인 부분으로까지 악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_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 이후 국제사회의 전반적인 변화를 그려달라.

“총체적으로 표현하자면 불확실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미국의 경제는 어느 정도 회복되겠지만 미국 사회는 미증유의 분열과 갈등을 겪을 공산이 크다. 국제사회에선 유럽에서 우경화의 흐름이 강화하고 미국과 이슬람권의 갈등은 더 깊어질 것이다. 대국 간 관계로 보면 미러 간에는 온기가 돌겠지만 중미관계는 물론이고 미국과 유럽연합(EU) 간에도 긴장과 갈등이 불가피하다.”

_트럼프 대통령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협상 대상으로 언급했는데.

“기업인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1980년대 초 레이건 전 대통령이 대만과의 관계 정상화를 거론하며 양보를 받아낸 사례를 따르려는 것 같다. 하지만 중국은 경제력과 군사력 모두에서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해졌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을 협상카드로 삼는다면 중국은 단시간에 대만을 무력통일할 수도 있지 않겠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사실을 조만간 깨달을 것으로 본다.”

_벌써부터 중미 간 통상ㆍ무역전쟁 얘기까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압박은 무역ㆍ통상문제에서 시작될 것이다. 이르면 올해 안에라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있다. 45% 고율관세 부과 등 전면적인 제재로까지는 가지 못하겠지만 중국도 보복에 나설 수밖에 없어 제한적인 무역전쟁은 피하기 어렵다. 무역의존도가 큰 중국의 피해가 크겠지만 최종적으로는 무승부에 가까울 것이다. 내년 하반기 미국 중간선거 전에 매듭지어질 가능성이 높다.”

_남중국해 영유권이나 사드 문제 등 외교안보 분야 갈등이 제한적 범위의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은 미국과의 군사적 충돌을 결코 바라지 않지만 남중국해 문제에서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제한적 충돌 가능성이 존재하는 건 사실이다. 다만 중국이 추가로 인공섬을 매립할 계획이 없고 기존 인공섬의 방어력 강화는 미국이 사실상 용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실화할 공산은 크지 않다. 미국의 우방인 필리핀과의 황옌다오(스카보러암초) 분쟁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_트럼프 정부에서도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회귀정책’이 지속될까.

“용어는 달라지겠지만 내용은 유지될 것이고 특히 군사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60% 전력을 배치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통해 중국을 배제하려 했다. 또 중국과 주변국 간 갈등을 조장했다. 이에 비해 트럼프 행정부는 TPP를 배제하는 대신 군사적 압력을 증대시키고 한국ㆍ일본ㆍ호주 등 동맹국의 부담을 늘리려 할 것이다.”

_트럼프가 친러 정책을 펼치면 중러 밀월관계에도 영향이 클 텐데.

“미러관계가 개선은 되겠지만 근본적인 변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외교ㆍ군사적으로는 EU와의 갈등을 감수해야 한다. 경제적으로도 양국의 무역규모는 미미하고 석유ㆍ천연가스 수출에 있어선 경쟁관계다. 따라서 미러관계 개선이 중러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_트럼프가 고립주의로 나아가면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역할이 커지는 것 아닌가.

“중국에게 기회인 것은 분명하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최근 다보스포럼에서 연이어 자유무역 수호 의지를 밝혔다. 미국은 세계화 측면에서 후퇴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더 많은 역할을 기대받고 있고 실제 중국은 이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중국은 유엔의 역할과 함께 독일ㆍ러시아 등과의 협력을 중시하고 있다.”

_일대일로(육ㆍ해상 실크로드)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은 미국 중심 질서를 대체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 중심의 현행 세계질서 속에서 이익을 얻고 있지만 대표성과 역량이 충분히 반영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중국은 혁명가가 아니고 개혁가다. 그래서 투 트랙으로 접근한다. 하나는 위안화의 기축통화 편입 등 현행 질서 속에서 발언권을 키우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일대일로와 AIIB, 상하이협력기구 등 현 질서 외부에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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