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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TALK] 생명 같은 사명 바꾸려는 보험사들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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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TALK] 생명 같은 사명 바꾸려는 보험사들 이유는…

입력
2017.01.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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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미화재, AB(Anbang)생명.’

이름만 보면 신생 보험사 같습니다. 그러나 실은 대형 보험사 동부화재와 알리안츠생명이 간판을 바꿔 달기 위해 검토하고 있는 후보들입니다. 수백만 명의 고객을 거느린 대형 보험사가 뭐가 아쉬워서 사명을 바꾸려 하는 걸까요.

손해보험업계 3위인 동부화재의 모기업인 동부그룹은 지난달 전 직원을 상대로 새 사명을 공모했습니다. 동부화재, 동부생명, 동부증권 등도 줄줄이 사명을 바꾸게 됩니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그룹 구조조정 이후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고, 새로운 정체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사명 변경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속사정은 이렇습니다. 동부그룹은 지난해 6월 사모펀드에 동부그룹의 모태였던 동부건설을 매각했습니다. 문제는 동부건설이 갖고 있는 ‘동부’ 브랜드 상표권입니다. 그 동안 동부 계열사들은 동부건설에 별도의 상표권 이용료를 낼 필요가 없었지만 앞으로는 이용료를 내야 할 상황에 처하게 된 겁니다. 업계에서는 ‘동부’의 상표권 이용료가 수백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합니다.

지난달 인수합병이 마무리된 알리안츠생명도 마찬가지입니다. 독일 알리안츠그룹이 중국 안방보험에 알리안츠생명을 매각하면서 ‘알리안츠’ 사용을 금지해 사명을 바꿔야 합니다. 통상 대주주가 바뀌면 대주주 기업의 이름을 이어받습니다. 그러나 중국 자본에 대한 선입관이 강한 상황에서 ‘한국안방보험’으로 바꾸는 게 과연 최선인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국계 보험사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부르기 쉬운 영문 이름을 고려하는 이유입니다.

사명 교체는 보험사 입장에선 부담이 큽니다. 교체 비용만 수백억원이 드는데다 장기 고객이 많은 보험업의 특성상 브랜드 가치와 신뢰의 하락이 불가피합니다. 그러나 고객가치를 최우선으로 두고 고객자산을 잘 불려준다면 이름이 뭐 그리 중요할까요. 간판보단 고객에게 더 큰 관심을 기울이는 게 새 이름을 각인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요. 강지원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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