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서 출마선언… 젊은 리더 이미지 부각
“청와대 이전은 하책” 문재인에도 대립각
안희정 충남지사가 22일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어 대한민국의 시대교체를 함께 이루자”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안 지사가 첫 번째 출사표를 던지면서 민주당 대선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스스로를 ‘직업정치인’으로 규정하는 안 지사는 이날 서울 대학로 소극장에서 가진 출마선언에서 ‘함께 하는 민주주의’를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제1의 가치로 꼽았다. 안 지사는 “정치인들이 좋은 세상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하지만, 국민 모두의 희생과 의무 없이는 결국 배신으로 돌아올 뿐이다”며 주권자로서의 자발적인 참여를 강조했다. 안 지사는 대선 출마 캐치프레이즈로 ‘함께 바꿉시다’를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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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선언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통합과 협치였다. 정치 및 외교안보 분야에서 집권 시 다수당에 총리지명권을 넘기고, 국가외교안보전략회의를 구성해 초당적으로 국론을 모아가겠다고 했다. 경제에선 역대 정권에서 취한 긍정적 정책들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복지 분야의 경우 “눈먼 돈은 없다”며 시혜적 포퓰리즘과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차차기 프레임을 걷어달라”고 당부한 안 지사는 이날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서도 포문을 열었다. 자신은 “정권교체 이상의 가치와 미래를 보여줄 수 있다”고 차별화를 주장했다. 문 전 대표가 적폐청산 등을 부르짖는 데 대해 “아무런 대안 없이, 내일이 되면 과거가 될 문제를 얘기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고,‘청와대 집무실 정부청사로 이전’ 공약에 대해서도 “대안이 아니라 너무 낮은 정책이다”라고 일갈했다.
호남을 향해서는‘민주당의 적자임’을 강조한 뒤 “40대 기수론으로 대한민국 역사를 새로 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역사를 안희정이 이어가겠다”며 구애를 펼쳤다.
소극장을 가득 메운 400여명 시민, 온라인으로 접속한 4,000여명의 지지자들과 장장 5시간 동안 마라톤 질의응답으로 채운 출정식은 쌍방향 대국민토론회장이었다. 터틀넥의 편안한 차림으로 등장한 안 지사는 점심도 ‘컵밥’으로 해결하며 젊은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행사장엔 안 지사를 돕고 있는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종민, 정재호, 조승래 의원 등 ‘안희정 사단’이 총출동했다. 문 전 대표를 돕고 있는 전해철, 박남춘, 최인호 의원도 응원 인사차 들렀고, 친노 인사인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최민희 전 의원도 얼굴을 비쳤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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