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개통되는 서울~세종고속도로가 우리나라에선 처음으로 시속 140㎞로 달려도 안전하게 설계된다.
22일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 등에 따르면 서울~세종고속도로의 설계속도가 시속 140㎞ 수준으로 상향된다. 설계 속도란 도로 설계 구조상 자동차가 안전하게 달릴 수 있는 속도를 일컫는다. 우리나라 도로의 설계속도 제한은 1979년 시속 120㎞로 설정된 후 40년 가까이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국토부는 올해 상반기 중 ‘도로의 구조ㆍ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 설계속도 한도를 시속 140㎞로 상향 조정할 방침이다. 도로공사도 제도 정비가 완료되는 대로 공사 변경 등을 통해 설계속도를 시속 140㎞로 올릴 계획이다. 공사 측은 이 경우 서울과 세종을 오가는 시간이 1시간 15분에서 1시간 이내로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로의 설계속도를 올리려면 자동차 안전을 위해 도로의 모습이 다소 바뀌어야 한다. 진행방향 경사 한도는 3%에서 2%로 줄어든다. 차도나 길어깨, 중앙분리대 등의 폭도 0.25~0.5m가량 넓어져야 한다. 주행 중 돌발상황이 발생해 급제동할 때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 거리인 ‘정지시거’도 시속 120㎞에서는 215m이지만 시속 140㎞로 올라가면 285m로 늘어난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서울~세종고속도로 구간은 대부분 평야를 지나는 직선 코스여서 설계속도를 시속 140㎞로 맞추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과 독일을 비롯한 교통 선진국의 설계속도는 대부분 시속 130㎞ 이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도로 수송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선진국 수준의 도로 설계 기준을 마련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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