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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K스포츠 실무진들 ‘최순실 회장님’이라 불렀다

입력
2017.01.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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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지법, 崔 6차 공판

“崔가 재단 인사 결정하면 안종범이 일일이 확인 전화”

安수첩 17권 전부 증거 채택

19일 오전 '국정농단 사태' 주범으로 재판받고 있는 최순실(61)씨가 4차 공판이 열린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으로 호송되고 있다. 김주영기자
19일 오전 '국정농단 사태' 주범으로 재판받고 있는 최순실(61)씨가 4차 공판이 열린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으로 호송되고 있다. 김주영기자

국정농단의 주범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가 미르ㆍK스포츠재단을 사실상 직접 운영하며 ‘회장님’으로 통했다는 증언이 두 재단의 전직 임원들로부터 나왔다. 최씨가 재단 인사를 결정하면 곧바로 안종범(58ㆍ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해당 사실을 인사 대상자에게 일일이 확인 전화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안 전 수석이 최씨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걸로 여겨지는 정황이다.

이 같은 사실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20일 열린 최씨와 안 전 수석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6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이한선(48) 전 미르재단 상임이사와 정현식(64)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의 입을 통해 나왔다.

이들에 따르면 최씨는 두 재단의 인사와 사업 방향 등 운영 전반을 총괄하는 수장이나 마찬가지였다. 2015년 10월 차은택(48ㆍ구속기소)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소개로 처음 최씨를 만났다는 이 전 이사는 “차 전 단장이 최씨를 회장님이라고 불렀고 회의 때마다 업무의 큰 방향을 제시했다”며 최씨가 미르재단의 회장이라고 생각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 전 이사는 미르재단이 설립되고 최씨가 지시해 추진한 ▦프랑스 요리학교 에콜페랑디 분교 국내유치 ▦아프리카 아동 영양식 개발 사업(K-Meal) ▦한류 확산 위한 K타워사업 등이 모두 대통령 해외 순방 사업으로 진행되는 걸 보곤 “최씨가 청와대와 긴밀한 관계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에콜페랑디 분교 국내유치와 관련해선 “에꼴페랑디와 미르재단의 제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최씨와 함께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을 찾아간 바 있다”고 증언했다. 이어 "그 만남 전에도 최 전 총장과 최씨가 63빌딩에서 만난 적이 있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최 전 총장은 지난해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최씨를 정유라의 학부모로만 알았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전 수석이 최씨와 두 재단 운영 상황을 공유한 정황도 포착됐다. 정 전 총장은 “최씨에게 K스포츠재단 감사 자리 입사 면접을 본 직후 안 전 수석이 ‘잘 부탁한다’는 취지로 전화가 왔다”고 기억했다. 이후 최씨 권유로 재무이사, 사무총장직 자리를 순차적으로 맡을 때마다 안 전 수석이 전화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안 전 수석이 K스포츠재단의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유정복 인천시장을 소개해줬다는 내용도 나왔다.

이날 재판부는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 17권을 모두 증거로 채택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두 재단 설립 및 모금 과정 ▦최순실씨 측 광고회사 등에 이권몰아주기 ▦청와대 차원의 증거인멸에 개입하거나 지시한 정황이 ‘사초(史草)’ 수준으로 빼곡하게 적힌 핵심 물증이다. 안 전 수석 측은 앞선 11일 2회 공판에서 “수첩 11권은 위법하게 수집돼 증거로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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