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도 과거 사업과 대선 과정에서 보여줬던 ‘경쟁의 용인술’을 이어갈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리처드 홀트 공화당 고문위원은 “트럼프는 예전부터 상반된 견해를 지닌 사람들을 함께 중용했다”면서 “논쟁 과정에서 창의적 결론이 도출된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트럼프는 지난 40년간 핵심 라이벌을 치열하게 경쟁시켜 승자를 채택하는 방식으로 기업을 경영하고, 선거를 치렀다. CNN은 “사업과 대선 모두에서 성과를 본 트럼프가 이제 워싱턴에도 특유의 용인술을 도입하려 한다”고 전했다.
이미 트럼프는 백악관과 행정부 곳곳에 ‘라이벌 팀’을 포진시켜놨다. CNN은 라인스 프리버스 대통령 비서실장,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고문으로 이루어진 백악관 ‘이너서클(inner circle)’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 비슷한 권한을 지녔지만 주요 현안에서 서로 시각이 엇갈리는 만큼, 트럼프의 선택을 받기 위해 네 사람이 사사건건 충돌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처럼 아슬아슬한 힘의 균형은 이너서클 바깥에서도 포착된다. CNN은 안보분야에서는 톰 보서트 국토안보보좌관과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이, 통상분야는 윌버 로스 상무장관, 피터 나바로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 로버트 라이시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구성된 트리오가 협력 속 경쟁관계를 구축했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을 놓고 “기업 경영과 국정 운영을 동일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오바마 행정부 선임고문을 역임한 데이비드 액셀로드는 “미국 정부를 운영하는 일은 부동산 사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며 리스크도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국가를 트럼프 그룹처럼 경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엄청난 후회를 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트럼프 인수위원회 측은 “경쟁의 비용이 우려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의견 불일치로 논쟁을 하더라도 트럼프에게 보고하기 전까지 합의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CNN은 ‘예스맨’으로 채워지는 것보다 건설적이라는 평가도 있다고 덧붙였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또한 18일 트럼프에게 “행정부 내부에서는 항상 정책에 대한 토론과 팩트 체킹, 반론 제기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신뢰하는 인물을 중용하되, 행정부가 ‘예스맨’의 집단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강유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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