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농축산물 가격이 기상 이변과 조류 인플루엔자(AI) 등의 영향으로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설 연휴(27~30일)를 앞두고 폭설과 한파까지 닥치면서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요 농축산물 23개 품목의 물가 동향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중순 농축산물 가격은 평년보다 18%나 높았다. 특히 지난해 10월 태풍 차바 탓에 침수ㆍ유실 피해가 발생하며 수확량이 크게 감소한 채소류의 가격 상승폭이 컸다. 실제로 이달 중순 채소류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할 때 68.9%나 폭등했다.
품목별로 보면 배추가 포기당 3,030원(도매가)으로, 지난해 1월 중순(1,289원)의 2.4배가 됐다. 무 역시 개당 1,721원으로, 지난해(638원)보다 2.7배 높다. 당근도 ㎏당 2,758원으로, 1년 전(935원)의 2.9배 수준이다. 양배추는 포기당 3,121원으로, 1년 전(1,387원)보다 2.3배 급등했다. 양파(28.0%) 깐마늘(32.8%) 대파(64.4%) 가격도 크게 올랐다.
축산물 역시 AI 창궐과 사육두수 감소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17.9% 상승했다. 한우 쇠고기 가격(도매가)은 ㎏당 1만5,698원으로, 지난해 1월 중순 가격(1만4,126원)보다 11.1% 높았다. 돼지고기도 ㎏당 4,870원으로, 17.2% 인상됐다. 달걀은 10개에 2,180원으로 1년 전(1,375원)에 비해 58.5%나 올랐다.
문제는 일부 지역에서 폭설과 한파가 다음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되고 있어 채소 등의 수급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데에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설까지 남은 기간에도 눈이 많이 오고 악천후가 이어지면 작황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번 주말부터 설 제수용품 구입이 급증하면 가격이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도 채소의 경우 공급이 수요에 비해 부족한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봄배추 등이 출하되는 4월까지는 높은 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편 설에 주로 쓰이는 농축수산물의 수입 가격도 대부분 지난해보다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관세청이 4~17일 설 성수품 농축수산물 수입 가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6개 중 41개 품목(62%)의 가격이 작년 설 직전(2016년 1월 15~28일)보다 올랐다. 특히 수산물은 꽁치(33.9%) 낙지(29.9%) 홍어(29.0%) 가오리(24.5%) 오징어(22.6%) 등 20개 중 15개 품목의 수입가가 작년보다 높았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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