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청주 ‘19년 축사노예’ 사건의 가해 남편과 부인에게 각각 실형을 선고 했다.
청주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이현우)는 20일 지적 장애 2급 고모(47)씨에게 19년간 임금을 주지 않고 노역을 시키고 폭행한 혐의(노동력 착취 유인 등)로 기소된 농장주 김모(69)씨 부인 오모(63)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남편 김씨에게는 상대적으로 죄가 가볍다고 판단,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했다.
고씨는 1997년 충남 천안 양돈농장에서 일하다 행방불명 된 뒤 소 중개인의 손에 이끌려 청주시 오창읍에 있는 김씨 부부의 농장으로 왔다. 이후 축사창고 쪽방에서 생활하며 소 40∼100여마리를 관리하거나 밭일을 하는 등 강제노역에 시달렸다.
지난해 7월 1일 밤 축사를 뛰쳐나온 고씨는 경찰에 발견돼 극적으로 가족을 만났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 부부는 고씨가 탈출할 때까지 19년간 임금을 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형법상 노동력 착취 유인, 상습 준사기, 상해, 근로기준법 위반,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부인 오씨는 고씨가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며 자주 폭행해 혐의가 중한 것으로 조사돼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
앞서 법원은 지난해 12월 고씨가 법률구조공단의 도움을 받아 김씨 부부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과 위자료 등 2억1,000여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관련, 김씨 부부에게 1억6,000만원의 합의금을 지급하라고 강제 조정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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