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판단 능력이 떨어지는 중증 지적장애인을 ‘자의 입원’(환자 동의 하 입원) 형식으로 강제 입원시킨 정신의료기관장과 주치의를 정신보건법 위반 혐의로 검찰 고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지적장애 1급 이모(사망)씨는 2008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총 14번 A정신의료기관에 입원했는데 그 중 5번이 자의입원이었다. 정신보건법에 따르면 정신질환자가 판단 능력이 없을 경우 법에 규정된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이 필수적인데, A기관은 이를 어겼다는 게 인권위의 판단이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피해자의 형제들이 피해자의 입·퇴원 과정에 관한 사항을 장애인거주시설에 위임했으나 해당 시설장은 보호의무자 역할을 할 수 없어 자의입원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며 입원에 동의한 이씨의 손가락 지장을 근거로 내세웠다.
그러나 인권위는 평소 이씨가 ‘배고프다’ ‘아프다’ 수준의 간단한 의사표현만 했을 뿐 일상적인 대화가 거의 불가능했다는 점에 미뤄 사실상 강제 입원이었다는 판단이다. 특히 자신의 이름조차 읽고 쓸 수 없던 이씨의 서명이 일부 자의 입원서에서 발견돼 제3자의 개입도 의심되는 상황이다.
인권위는 보건복지부에 “정신의료기관에 입원 중인 지적장애인 현황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입ㆍ퇴원 과정에서의 구체적인 편의제공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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