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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들 출마선언 장소도 차별화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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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들 출마선언 장소도 차별화 경쟁

입력
2017.01.2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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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와 비전 투영하는 ‘장소의 정치학’

안희정, 대학로서 젊은 층과 쌍방향 소통

이재명, 12세 때 일했던 공장서… 노동자 대통령

신생정당 남경필은 여의도 당사 선택

문재인ㆍ반기문은 다소 느긋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19대 대선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19대 대선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19대 대선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19대 대선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여야 대선주자들이 공식 출마선언을 앞두고 장소 선정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조기 대선이 기정사실화하면서 선거운동 기간이 이전보다 짧아진 만큼, 출마선언은 물론 자신의 메시지와 걸맞은 장소 선정을 통해 깊은 인상을 남기겠다는 전략 때문이다.

첫 신호탄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가 쏘아 올렸다. 안 지사는 22일 대학로의 굿씨어터에서 5시간 동안 젊은이들과 문답을 주고 받는, 이른바 ‘안희정의 전무후무 즉문즉답’이란 제목의 출마선언을 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실시간 중계하면서 현장 외에 온라인으로도 질문을 받고 이에 답하는 ‘쌍방향 소통’을 콘셉트로 잡았다. 안 지사 측 김종민 의원은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소통이 필요하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튿날인 23일 성남시 상대원동공단 내 오리엔트시계 공장에서 출마선언을 한다. 이 시장 측 제윤경 의원은 “이 시장이 12살 때 일했던 장소로, ‘노동자 대통령’을 상징한다”며 “노동은 존중하는 국가를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했다.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는 25일 여의도 당사에서 출마선언을 한다. 남 지사 측은 “신생정당인만큼 당사에서 회견을 갖는 게 당원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출마선언을 예정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주말쯤 출마선언 내용을 확정한 뒤, 이를 상징하는 장소를 물색한다는 입장이다. 주변에선 “유 의원이 의회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심플하게 국회를 선택할 수 있다”는 말도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1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재벌3세 경영세습 단절 등 정의로운 경제를 실현하겠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고, 정운찬 전 국무총리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우리가 가야 할 나라, 동반성장이 답이다’ 출판기념회를 열고 직장인에게 안식월을 주는 ‘국민휴식제’를 공약으로 내걸고 출마를 선언했다.

설 명절 밥상에 오르기 위한 주자들의 출사표가 잇따르면서 과열경쟁을 피해 설 이후 일정을 잡는 주자들도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측은 “내달 초에 출마선언을 할 것”이라며 “촛불정신을 강조하기 위해 광화문광장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유력주자인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측은 출마선언 시기와 장소 선정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선출마 장소의 차별화가 두드러진 건 지난 18대 대선부터다. 국회와 당사에서 진행되었던 관행에서 벗어나, 자신이 내세운 가치와 정체성을 상징하는 공간을 찾는 경향을 보였다. 당시 새누리당에선 김문수ㆍ이재오ㆍ정몽준 후보는 당사와 국회를 택했고, 박근혜 후보만 ‘소통’ 이미지 강조를 위해 영등포 타임스퀘어를 택했다.

민주통합당 후보들은 열린 공간을 선택했다. 문재인 후보는 독립운동가와 민주인사들의 정신이 깃든 서대문 독립공원, 손학규 후보는 세종대왕의 ‘애민’ 정신을 강조하면서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출마를 선언했다. 정세균 후보는 국민의 삶을 상징하는 광장시장에서, 김두관 후보는 ‘맨 아래’에서부터 성장한 자신을 상징하기 위해 땅끝마을을 선택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보수 주자들은 헌법정신과 안정성을 강조하는 장소를, 진보 주자들은 변화와 개혁 등을 상징하는 장소를 선호한다”며 “출마선언 장소와 주자의 이미지가 맞아떨어지면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만큼 출마 장소 선정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1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우리가 가야 할 나라, 동반성장이 답이다' 출판기념회에서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1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우리가 가야 할 나라, 동반성장이 답이다' 출판기념회에서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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