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후 9시 8분 경남경찰청 112 종합상황실에 '살려달라'는 다급한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전화기 너머에서는 울먹이는 여자 목소리로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위치가 산인 것 같아요”라는 말이 급박하게 들려오다 전화가 끊겼다.
경찰은 전화를 건 휴대폰 가입자의 위치 추적에 나섰으나 파악이 되지 않자 통신수사를 벌여 신고가 거제시 옥포동에서 걸려왔음을 확인하고, 형사 등 20여명이 탐문 수사를 벌여 신고 5시간여 만에 가까스로 신고자를 찾았다.
그런데 정작 신고자는 20세 남자 김모씨였다. 김씨는 112 신고센터 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TV드라마를 보고 장난으로 신고를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여자 목소리를 흉내 내 112에 허위 신고한 김씨를 즉결심판에 넘겼다.
경남경찰청의 경우 이 같은 112 허위 신고 처벌 건수가 2014년 108건, 2015년 179건, 지난해 270건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허위ㆍ장난신고로 처벌된 270건 중 22건은 형사입건(구속 2건)하고, 248건은 즉결심판에 넘겨졌다.
채주옥 경남경찰청 112상황실장은“허위ㆍ장난신고자는 사안에 따라 형사처벌뿐만 아니라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까지 병행하고 있다”며 "허위신고라는 범죄행위로 피해가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는 만큼 경찰력이 낭비되지 않도록 국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동렬 기자 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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