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출범을 눈앞에 두고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국가안보팀이 진용을 완벽하게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정부 출범 직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는 등 도발에 나설 경우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차기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ㆍ안보정책을 백악관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국가안보회의(NSC)가 적임자 부족에 직면, 국가안보 현안에 대한 준비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외교ㆍ안보 분야의 매끄러운 인수 작업을 위해 비밀사항이 포함된 275건의 브리핑 자료를 준비했으나, 트럼프 진영에는 비밀취급 자격을 가진 참모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방치되고 있다는 것이다.
NYT는 “북한 핵 문제와 이슬람국가(IS)에 맞선 군사작전, 남중국해를 둘러싼 긴장상황 등 새로운 국가안보팀이 출범하자마자 직면할 상황과 관련해 1,000쪽 분량의 기밀자료를 트럼프 행정부의 누가 검토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가 수전 라이스 현 국가안보보좌관을 4차례 만났지만, 실무 책임자급에서는 트럼프 진영과 오마바 대통령의 NSC 사이에 소통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이런 상황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가 양측 모두에게 예기치 못한 결과였다는 데 적지 않은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이겼다면 수일 내에 정권인수위 팀이 배치되었겠지만, 준비 부족 상태에서 승리한 트럼프 진영은 적임자를 제때 찾지 못했다. 도리어 대선 기간 정권인수위원장이던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내부 권력 투쟁에서 밀려나면서 인수위의 NSC 담당이었던 매슈 프리드먼도 중도 하차하는 등 혼란이 계속됐다.
미국 전문가들은 NSC 인수작업의 지연은 다른 분야보다 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NSC는 국무부와 국방부, 미 중앙정보국(CIA) 등 다른 기관들의 판단을 한 데 모아 대통령에게 가장 긴급한 외교정책 현안에 대해 조언하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의 데이비드 로스코프 최고경영자(CEO)는 “NSC는 백악관의 중추”라며 “만약 뇌가 작동하지 않으면, 팔다리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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