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되어주세요] 97. 네 살 추정 혼종견 ‘마루’

마루(4세 추정·암컷)는 지난 해 울릉도 공수의사 안모 씨의 수술 실습 도구로 이용되다 구조된 유기견 12마리 가운데 한 마리 입니다.
울릉군이 가축 전염병 예찰과 진료를 위해 울릉군 내 유일한 동물병원을 운영하던 해당 수의사를 공수의사로 위촉했는데, 이 수의사가 2년간 유기견들을 자신의 외과 수술 실습용으로 사용하다 적발된 겁니다.
동물단체 카라와 경찰은 당시 수술 흔적이 뚜렷했던 10마리를 압수했는데, 적게는 2회에서 많게는 5회까지 수술흔적이 발견돼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2회에 걸친 구조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구조에 애를 먹은 한 마리가 바로 마루입니다.
마루는 확인한 것만 5차례, 주민의 제보에 따르면 7차례나 실습을 위한 수술을 받았다고 합니다. 안씨는 이름을 ‘마루’로 지은 이유가 ‘마루타’이기 때문이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녔다고 하는데요. 성대, 슬개골탈구, 안검돌출, 항문낭 등의 수술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안씨는 마지막까지 마루에게 집착을 보이며 줄 수 없다고 고집을 피웠는데요. 울릉군청이 적극적으로 마루 구하기에 나선 결과, 안씨는 마루를 포기했고 지난달 8일에서야 서울에 올 수 있었습니다.
카라는 이달 초 울릉도 구조견들만을 위한 입양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요 3일 만에 네 마리가 새 가족을 찾았지만 마루의 가족은 아직 나타나질 않았습니다.
마루는 다른 개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사람에게 학대를 받았지만 여전히 사람을 좋아합니다. 마루에게 유기견, 실습견이 아닌 반려견으로 함께 살아갈 가족을 기다립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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