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우발적 범행” 강조
경찰 “아내 보험 7개 확인”
전북 군산에서 아내를 살해한 뒤 시신이 실린 차량에 불을 질러 단순 교통사고로 위장한 혐의로 구속된 남편이 “이혼 문제로 아내를 살해했다”고 범행 동기를 털어놨다. 하지만 경찰은 남편 진술과 달리 보험금을 노린 계획적 범행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19일 군산경찰서에 따르면 아내를 살해하고 시신을 불에 태워 유기한 혐의(살인 등)로 구속된 남편 최모(55ㆍ무직)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혼한 것처럼 위장하면 정부지원금이 나온다며 수 차례 설명했지만 아내가 반대해 화가나 말다툼 끝에 목을 졸랐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당초 아내를 살해한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았으나 경찰의 거듭되는 추궁에 전날 구체적인 범행수법을 실토했다. 하지만 여전히 살해 동기와 관련해서는 아내를 죽일만한 별다른 이유가 없었다며 우발적 범죄임을 강조하고 있다.
경찰은 남편의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다. 위장 이혼을 하더라도 아내는 편부모지원금을 받을 수 있지만 남편에게 돌아오는 금전적 혜택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015년 10월 무렵 보험 3개가 한꺼번에 아내 명의로 가입된 점을 확인, 사망 시 보험 수령액이 애초 알려진 2억4,000만원(보험 6개)보다 많은 5억7,000만원(보험 7개)으로 드러나면서 이혼보다는 보험금을 노린 계획적 범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가 우발적 범죄라 주장하고 있으나 여러 증거 등을 토대로 분명한 계획범죄로 판단된다”며 “조사를 통해 아내의 사망 보험금이 거액으로 밝혀지면서 돈을 노린 범죄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씨는 지난 4일 오전 5시53분쯤 군산시 개정면 한 교차로 인근에서 새벽예배를 본 뒤 귀가 도중 아내 고모(53)씨를 살해하고 차량과 함께 불에 태워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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