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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익 "KBS에 블랙리스트 존재" 의혹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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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익 "KBS에 블랙리스트 존재" 의혹 제기

입력
2017.01.1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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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에서 갑작스런 출연금지 통보”

황씨, 문재인 지지 모임 참여한 적 있어

tvN ‘수요미식회’에 출연중인 황교익씨. 방송화면 캡쳐
tvN ‘수요미식회’에 출연중인 황교익씨. 방송화면 캡쳐

맛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황교익씨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KBS로부터 방송 출연 금지를 통보 받았다고 주장해 파문이 예상된다.

황씨는 18일 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글을 올려 "KBS가 나에게 방송 출연 금지를 통보했다"고 알렸다.

황씨는 “지난 연말 KBS ‘아침마당’ 목요특강 출연 섭외를 받고 1월6일 담당 피디와 2명의 작가를 만났다”면서 “2시간 넘게 회의를 해 ‘맛있는 식재료 고르는 요령’을 주제로 강연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2월에 녹화를 하기로 하고, 자료는 주말 즈음에 넘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황씨는 16일과 17일 각각 담당 작가와 PD에게 연이어 연락을 받고 KBS 출연이 취소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작가한테서 전화가 와 자료를 빨리 넘겨달라는 전화인 줄 알았는데 용무는 달랐다”면서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분은 출연이 어렵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아침마당' 출연은 없는 것으로···’”라는 이유를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불어포럼에 공동대표로 참여한 것이 방송 출연 금지 이유였다. 황당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황씨가 참여한 더불어포럼은 문 전 대표를 지지하는 정계와 학계, 문화계 등의 인사들로 구성된 전문가 모임이다.

황씨는 “출마 등을 통해 현실 정치에 참여하는 것도 아니고 정당에 가입한 것도 아니며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한 것도 아닌데, 특히나 선거 기간도 아닌데,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자발적 전문가 네트워크에 참여했다는 것만으로 방송 출연이 금지됐다는 통보를 받은 것”이라고 했다.

황교익씨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KBS로부터 방송 출연 금지를 통보 받았다고 주장했다.
황교익씨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KBS로부터 방송 출연 금지를 통보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그 누구이든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표명할 수 있으며 그 신념의 표명으로 방송 출연 금지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는 없다는 항의를 했고, (이에) 작가는 ‘내일 다시 회의를 하고 전화를 하겠다’고 했다”고 했다.

그러나 황씨는 이튿날 담당 PD에게도 전화를 받았다. 그는 "PD에게서도‘문재인 뿐 아니라 여타의 정치인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똑같이 방송 출연을 금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황씨가 ‘KBS 전체의 의사 결정이냐’고 물었고, 이 PD는 “교양제작국 단위의 결정”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황씨는 “문재인 말고 다른 어느 정치인의 지지자가 출연 금지 통보를 받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그는 답을 해주지 않았다”며 “하여간 결론은 이랬다. KBS에 출연을 하려면 특정 정치인을 지지한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황씨는 “나는 맛 칼럼니스트이다. 언론인이다. 내 주요 업무는 집필과 방송 출연, 강의이다”라며 “KBS는 나에게 내 직업을 유지하려면 정치적 신념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말라고 협박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 주머닛돈으로 시청료 꼬박꼬박 내는 공영방송 KBS에 이런 식으로 협박을 당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KBS 블랙리스트인 셈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KBS의 한 관계자는 "KBS는 공영방송으로 예전부터 특정 정치인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등의 입장을 보이는 출연자에 대해 방송 출연을 금지해왔다"면서 "황씨가 현재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모임의 공동대표로 있다는 사실을 알고 급하게 출연을 취소시킨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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