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의 소국 감비아를 23년간 철권 통치한 야히아 자메 대통령이 대선 패배에 불복해 비상사태를 선포하자 이웃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 소속 국가들은 자메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며 군사개입을 준비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ECOWAS는 19일 오전 0시(현지시간ㆍ한국시간 오전 9시)까지 자메 대통령이 권력을 후임인 아다마 바로 대통령 당선인에게 인계하지 않을 경우 세네갈ㆍ나이지리아ㆍ말리ㆍ가나ㆍ토고 등이 구성한 다국적군이 즉각 개입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압두 은디아예 세네갈군 대변인은 “자정이 지나면 우리는 국경을 넘을 준비가 돼 있다”며 “정치적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면 우리가 개입하겠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 해군 함정 역시 이미 ‘훈련’을 목적으로 감비아 앞바다에 배치됐다.
자메 대통령은 후임 바로 당선인의 취임을 이틀 앞둔 17일 갑작스레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는 “12월 대선에 전례 없이 심각한 외부 개입이 있었다”며 대법원에 대선 무효 소송을 제기했고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사퇴를 거부한 상태다. 버즈피드뉴스에 따르면 자메 정권은 연초부터 라이베리아ㆍ코트디부아르 등지에서 용병을 모집하는 등 반대파에 대한 무장탄압까지 불사할 자세를 보였다.
일촉즉발의 긴장 상태에서도 감비아 야권은 문제가 정치적으로 해결되길 바라고 있다. 자메 대통령과 친밀한 모하메드 압둘 아지즈 모리타니 대통령이 감비아에 입국해 자메 대통령 설득에 나섰기 때문이다. 현재 세네갈에 머물고 있는 바로 당선인은 자메 대통령의 퇴임 여부에 관계없이 19일 감비아로 입국해 대통령에 취임할 방침이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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