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개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금융 투자 상품이 정기예금에서 주식으로 바뀌었다. 저금리에 지친 개인들이 안전성보다는 수익성에 점점 더 무게를 두는 형국이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해 7월 개인 투자자 2,399명을 대상으로 향후 투자 비중을 늘릴 의향이 있는 금융 상품에 대해 조사한 결과, 주식(21.8%)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고 18일 밝혔다. 두 번째로 선호도가 높은 금융 상품도 주식형 펀드(14.0%)였다. 정기예금(9.8%), 채권형 펀드(7.8%), 해외펀드(6.8%),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5.3%), 부동산펀드(3.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정기예금(53.2%)에 대한 선호도가 압도적이었던 2012년 조사와 크게 대조된다. 4년 만에 정기예금에 대한 선호도가 5분의 1 수준으로 추락한 셈이다. 이는 정기예금이 1%대 저금리인 상황에서 적정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한 투자자들의 방책으로 풀이된다.
증권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증권사 인기도 덩달아 높아졌다. 거래 금융회사를 변경할 의향이 있는 투자자들의 60%는 은행에서 증권사로의 변경을 희망했다. 이는 증권사에서 은행으로 바꾸겠다(5.7%)는 응답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증권사로 변경하려는 이유는 직원의 전문성 때문(42.1%)이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기대수익률이 낮아진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주식 목표수익률은 2009년 26.9%에서 2012년 18.3%에 이어 지난해엔 9.0%까지 떨어졌다. 협회는 주식을 투기의 대상이 아닌 건전한 투자수단으로 여기는 인식이 자리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예ㆍ적금 등 예금성 자산보다는 주식ㆍ펀드 등 투자성 자산의 보유비중이 높은 경향도 나타났다. 연소득 2억원 이상 투자자들은 투자성 자산 50.4%, 예금성 자산 40.0%를 보유했지만, 연소득 3,000만원 미만 투자자들은 예금성 자산(57.0%)이 투자성 자산(34.6%)보다 많았다.
이번 조사는 협회가 자본시장연구원에 의뢰해 진행됐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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