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스포츠의 자존심 대결이 공교롭게 같은 날 펼쳐진다. 프로농구는 22일 오후 2시 20분 부산사직체육관에서, 프로배구는 오후 3시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별들의 잔치’ 올스타전을 개최한다. 겨울 구기스포츠의 대표주자인 두 종목이 한 날 올스타전을 치르는 건 지난 2007년 이후 10년 만이다.
두 종목은 어지간하면 올스타전‘맞대결’을 피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날짜가 겹쳤다. 프로농구는 2007년 울산 올스타전 이후 줄곧 서울에서만 개최하다가 이번에 부산행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예년보다 다소 늦은 1월 하순에 올스타전을 열게 됐다. 프로배구 역시 지난 시즌에는 크리스마스에 올스타전을 치렀지만 올 시즌은 원활한 팬 투표를 위해 리그 4라운드를 마치고 축제를 치르기로 결정하면서 한 달 가까이 늦춰졌다.
올스타전은 정규리그 반환점을 돌면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팬과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이다. 하지만 10년 만에 같은 날 열리게 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됐다. 두 종목을 관장하는 KBL과 한국배구연맹(KOVO) 관계자들도 미묘한 신경전과 함께 은근한 부담을 안게 됐다. 올스타전 이벤트와 시청률, 관중 수 등 팬들의 관심도에서 직접적인 비교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두 종목 모두 겉으론 신경 쓰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내심 겨울 최고 인기 스포츠의 위상을 확인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인기의 척도라 할 수 있는 TV 시청률에서 프로배구는 프로농구를 앞지른 지 오래됐다. 프로농구가 올 시즌 평균 0.28%의 시청률에 그치고 있는 반면 남자 프로배구는 0.75%에 달한다. 여자프로배구도 0.66%다. 이에 대해 KBL 관계자는 “TV 시청률에서 배구에 뒤지는 건 사실이지만 인터넷 시청률은 우리도 높다”고 맞섰다. 무엇보다 프로농구는 관중 수에서 우위를 내세운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총 관중 93만7,272명을 기록해 프로배구 정규리그 관중 46만6,842명의 두 배 이상이었다. 배구 역시도 이에 대해 남자 농구 팀은 10개인 반면 배구는 7개 구단인 점을 감안하면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프로농구 올스타전은 오후 2시 20분부터 KBS 1TV가 중계하고, 프로배구 올스타전은 오후 1시 30분부터 KBS N 스포츠가 생중계한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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