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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7남매, ‘사랑과 나눔’의 ‘빵 굽는 일요일’… 8년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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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7남매, ‘사랑과 나눔’의 ‘빵 굽는 일요일’… 8년째

입력
2017.01.18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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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이웃들에게 빵을 만들어 나눠 주는 것이 우리의 행복이고 즐거움이죠.”

지난 15일 인천 서구 연희동 행정복지센터에는 달콤한 카스텔라 향이 한 가득 퍼졌다. 매달 한 번씩 돌아오는 사랑과 나눔의 ‘빵 굽는 일요일’이 돌아 왔기 때문이다. 센터 지하 회의실에 제빵 기계가 놓이고 밀가루며 계란 냄새가 가득하며 자원봉사자들의 빵을 만드는 손길이 분주했다. 소외된 이웃을 위한 이 작지만 뜻있는 행사는 지난 2009년부터 8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매달 한번 사랑의 빵을 굽게 된 것은 서구에서 전문 조경회사를 운영하는 조병상(50)씨의‘갸륵한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7남매 중 막내딸을 출산하자 구에서 지급한 축하금 100만원이 ‘빵 나눔’의 단초가 됐다. 조씨는 20대 시절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있는 큰 매형이 운영하는 제과점에서 5년 넘게 일하며 제과제빵 기술을 익힌 숨은 고수다.

“구청에서 일곱째를 낳았다고 뜻밖의 출산축하금을 줬는데 이 돈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빵 나눔을 시작했죠.”

조씨는 “당시 현금을 기부할 수도 있지만 7남매가 직접 빵을 만들어서 어려운 어르신들과 가정에 나누면 더 가치 있는 나눔이 될 수 있겠다는 싶어서 빵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당시 연희동 주민자치위원으로 매주 짜장면 나눔 봉사를 하던 그는 주민센터에 제빵 기계를 기부하고 공간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센터 측에서도 흔쾌히 지하 회의실을 무료로 쓸 수 있도록 내줬다. 이후 8년째 이어져 온 ‘사랑의 빵 만들기 봉사’에는 매번 20∼30명의 봉사자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7남매와 자원봉사자들은 매달 한 차례 직접 만든 빵 400여 개를 소외계층과 어려운 어르신 100여 가구와 노인정 3곳에 배달한다. 노인정에는 항상 조 씨 가족이 직접 찾아가 배달하고 발걸음이 어려운 곳에는 동사무소 직원들이 나간다.

조씨의 셋째딸 소희(16) 양은 “빵이 구워질 때 부푸는 게 너무 신기해서 오븐 앞에서 멍하니 보고 있던 생각이 난다”며 “빵을 만들고 나눠 주면서 재미와 뿌듯함을 함께 느낀다”고 말했다.

정유년 올해 조 씨의 목표는 빵 나눔을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봉사 활동으로 만들 수 있도록 ‘희망 나눔 재단’을 꾸리는 것이다.

조 씨는 “재단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동들이 끼니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 학업 여건과 의료비를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싶은 게 올해 가장 바라는 소망”이라고 말했다.

송원영기자 wys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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