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비 말다툼 중 기사 때려
“공무원” 밝혔다가 신분 들통
현직 검사가 만취한 상태에서 택시기사를 폭행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택시기사 박모(57)씨의 가슴 등을 때린 혐의(폭행)로 서울중앙지검 진모(42) 검사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진 검사는 17일 0시2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아파트단지 앞에서 박씨의 가슴을 팔꿈치로 3차례 폭행,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진 검사는 동료 검사들과 함께 지하철9호선 구반포역 인근에서 술을 마시고 귀가하던 중이었으며, 탑승거리에 비해 요금이 지나치게 많이 나왔다는 이유로 말다툼을 벌이던 중 박씨를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택시요금은 당초 목적지까지 주행거리(7㎞ 정도)와 경찰 출동시간(5분), 다시 폭행장소에서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가까운 파출소까지 이동한 거리(1㎞ 가량)까지 포함해 1만7,000원이었다. 구반포역~압구정동 택시요금은 보통 7,000~8,000원(할증 기준 8,400~9,600원) 정도다. 자신의 집 근처가 아닌 엉뚱한 아파트 동에 차를 세웠다는 것도 진 검사가 터뜨린 불만 중 하나였다.
진 검사는 경찰에서 직업을 검사가 아닌 공무원으로 소개했다가 경찰의 신원 확인 과정에서 검사 신분이 들통났다. 경찰은 신원 확인 이후 폭행 경위 등을 조사하려 했지만 진 검사가 너무 취한 상태라 일단 귀가 조치했다. 택시기사 박씨는 진 검사가 뒤늦게 택시비를 건넸지만 “이런 사람에겐 받기 싫다”고 일터로 돌아갔다.
경찰 관계자는 “진 검사가 이후 반성과 사과의 뜻을 밝혔다”며 “조만간 다시 불러 택시비를 내지 않고 내린 이유 등을 포함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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