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감독과 어린 선수들로 힘들 것이라는 편견을 이겨냈고, 우리의 반전은 계속 될 것이다.”
국내 세 번째 아이스하키단 대명 킬러웨일즈를 이끄는 캐나다 유학파 출신 송치영(36) 감독의 말이다. 2016~17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에 9개 팀 중 막내로 뛰어 들어 ‘5승을 거두기도 힘들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과 마주했지만 리그 12경기를 남겨 놓은 17일 현재 7승(승점 25)을 수확했다.
특히 지난 주말 하이원과 올 시즌 마지막 홈 3연전을 창단 후 처음으로 싹쓸이하며 한껏 분위기가 올랐다. 승수는 하이원(승점 33)과 같지만 승점에서 밀린 8위다. 송 감독은 이날 본보와 통화에서 “홈 팬들 앞에서 마지막 3연전을 모두 이겨 기쁨이 배가 됐다”며 “좋은 기운을 원정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대명은 오는 21일부터 도호쿠 프리플레이즈, 닛코 아이스벅스와 일본 원정 6연전을 치르고 한달 간의 휴식기를 가진 뒤 3월 안양 한라, 차이나 드래곤과 차례로 맞붙는다. 최하위 팀 차이나 드래곤과 3경기를 남겨놨기 때문에 두 자릿수 승리도 노려볼 만하다. 송 감독은 “늘 강조했던 대로 우리는 한 경기, 한 경기를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의 자신감이 많이 생겼고, 경험도 늘어난 만큼 10승 달성도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신생 팀이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데는 송 감독의 ‘형님 리더십’이 빛을 발한 결과다. 캐나다 밴쿠버 출신인 송 감독은 고려대와 하이원에서 선수 생활을 하며 2003년 아오모리 동계 아시안게임 때 태극마크를 달았다. 하이원 코치와 2014 고양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A 대표팀 통역, 고려대 코치를 거쳐 대명 감독으로 부임했다. 대명 구단 관계자는 “훈련 때 하키장구를 다 차고 직접 빙판 위에 뛰어 들어 선수들과 몸을 부딪칠 정도로 열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송 감독은 “지인들에게 도움을 구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려고 한다”며 “직책만 감독일 뿐이지 선수들보다 더 열정이 있다고 자부한다. 말로 지도하는 것보다 직접 몸으로 부딪치는 것이 선수들에게 더 와 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를 비롯해 선수들이 점점 자기가 맡은 역할을 잘 해나가고 있다”면서 “우린 아직 보여줄 것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기완 대명 부단장은 “향후 3년 이내 4강권에 드는 것이 목표”라며 “시즌 전 선수가 부족해 일본 선수 영입을 고려했지만 국내 선수를 키우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 트라이아웃에서 14명을 뽑았다. 처음에 실력은 조금 떨어졌지만 지금은 많이 올라왔는데 이번 시즌 우리의 성과 중 하나”라고 했다.
한편 안양 한라, 하이원, 대명(이상 한국), 오지 이글스, 일본제지 크레인스, 도호쿠 프리블레이즈, 닛코 아이스벅스(이상 일본), 차이나 드래곤(중국), 사할린(러시아) 등 4개국 9개 팀이 출전하는 아시아리그는 팀 당 48경기씩 총 216경기의 정규리그를 치른 후 상위 6개 팀이 플레이오프를 통해 챔피언을 가린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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