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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학생 4배 불어난 시골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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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학생 4배 불어난 시골학교

입력
2017.01.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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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성군 진원초 학생들이 지난해 9월 교육용 프로그래밍언어와 교육용 로봇 햄스터를 활용한 소프트웨어 방과후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전남 장성군 진원초 학생들이 지난해 9월 교육용 프로그래밍언어와 교육용 로봇 햄스터를 활용한 소프트웨어 방과후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전남 장성군 진원초등학교 5학년 함동균(11)군은 지난해 9월부터 3개월여간 방과 후 ‘소프트웨어 공화국’ 수업을 들으며 장래희망이 생겼다. 자율주행자동차와 휴머노이드(인간을 닮은 로봇) 등을 만드는 ‘로봇공학자’가 되기로 했다. 주변을 둘러봐도 첨단시설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시골마을이지만, 방과후학교에서 일주일에 두 번씩 컴퓨터 언어와 알고리즘, 로봇 작동법을 배운 덕이었다. 최근에는 도시 학교에서도 쉽게 접할 수 없는 ‘레고EV3 소프트웨어’(레고 블록을 이용한 로봇 제작 및 작동 프로그램)를 배우며 자신감을 더 얻었다. 함군의 어머니 정모(42)씨는 17일 “아들이 방과후학교를 끝내고 집에 와서도 로봇을 작동하는 데 여념이 없다”며 “소프트웨어 수업뿐만 아니라 합창반과 풋살반 등 학교 프로그램이 입소문이 나면서 인근 지역 학부모의 부러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시골학교가 학생 수 급감으로 고심이지만 되레 학생수가 7년 만에 4배 넘게 늘어 시끌벅적해진 학교가 있다. 자연 환경 활용, 탄탄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등으로 학생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진원초다. 2009년 6학급 49명이었던 이 학교 학생 수는 지난해 12학급 211명으로 크게 늘었다. 전입을 원하는 인근 지역 학생을 모두 수용하기 어려울 정도다.

진원초는 2008년만 해도 폐교 논의 대상이었다. 학교가 위치한 진원면에는 젊은 부부가 거의 없는 데다 개발이 더뎌 한 해 입학생이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였던 탓이다. 하지만 2009년 학교가 농촌 환경을 활용한 ‘전원학교’(자연친화적 환경 등을 활용한 학교)를 꾸리면서 주목 받기 시작했다. 학교는 뒷산 대나무 숲과 편백나무가 울창한 산책길에 야외 교육시설, 쉼터 등을 만들어 수업과 동시에 체육활동을 병행할 수 있도록 했다.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중 문화ㆍ체육 수업을 대폭 늘린 점도 한몫 했다. 도시 아이들과 달리 진원면 학생들은 영화 한 편을 감상하려면 버스로 1시간 거리인 광주까지 가야 한다. 학교측은 이런 현실을 반영해 2015년부터 창의인성(8개)ㆍ건강(9개)ㆍ지성(8개)ㆍ감성(10개)ㆍ적성(6개)을 주제로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골프부터 가야금, 소프트웨어 개발, 방송댄스 등을 가르친다. 학생들은 보통 2,3개 수업을 듣는데, 저학년(1~3학년) 학생의 경우 돌봄 교실을 포함해 많게는 5개까지 참여하기도 한다. 소프트웨어 수업을 이끄는 손성표(40) 교사는 “학생 모두가 여러 방과후학교에 참여하다 보니 학교를 단순한 공부 장소가 아니라 생활 터전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교육 환경 덕에 진원초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 만족도는 각각 93%, 91%에 달한다.

교육부는 이러한 성과를 근거로 이날 ‘제8회 방과후학교 대상’ 에 진원초를 선정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체계적 프로그램으로 즐거운 학교 모델을 만든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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