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법당국이 2016년 6월 발생한 플로리다주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기난사범 오마르 마틴의 부인 누르 살만을 체포했다. 살만은 마틴의 범행 계획을 알고도 경찰에 알리지 않았으며 범행을 지원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연방수사국(FBI)의 발표에 따르면 살만은 이날 오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근처 로데오에 있는 거처에서 체포됐다. 그는 17일 오전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법정에 출석할 예정이다.
살만의 남편이었던 오마르 마틴은 2016년 6월 12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유명한 나이트클럽 ‘펄스’에서 총기를 난사해 49명을 살해하고 50명 이상에게 부상을 입혔다. 마틴은 현장에서 경찰과 총격전 끝에 사살됐다. 마틴은 범행 직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테러집단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서약했다.
살만은 범행 당시 마틴으로부터 ‘뉴스를 보았냐’는 문자를 받았고 몇 차례 문자를 교환했다. 살만은 당시 경찰에 “마틴이 지하드(성전) 공격을 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은 들었지만 테러 공격의 내용 자체는 몰랐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는 “남편과 함께 ‘펄스’를 답사한 적 있지만 그 목적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수사당국은 살만이 자신의 의지로 마틴의 범행에 공모했으며 거짓 진술로 수사를 방해했다고 보고 있다. 당초 살만은 전 남편이 자신을 폭력적으로 다루며 함께 다닐 것을 강요했다고 주장했으나 당국은 이를 부정했다. 존 미나 올랜도 경찰국장은 “오마르 마틴의 부인이 나이트클럽 테러를 지원한 혐의로 체포된 것을 반갑게 여긴다”며 “수개월간의 수사 끝에 마침내 사법정의를 위한 조치가 실현된 것”이라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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