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재경(45)씨는 고교 진학을 한 해 앞둔 중3 아들 때문에 최근 고민이 늘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남편과 자신이 벌어들이는 소득 중 30% 가까이를 자녀 교육에 쏟아 붓지만 다른 ‘금수저’ 부모의 투자 수준을 따라잡기는 힘들 것이란 우려에서다. 맞벌이인 탓에 고급 정보를 얻기 힘든 데다 전문직 부모보다 좋은 인맥을 만들어줄 수도 없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김씨는 “재력도 직업도 그저 그런 ‘흙수저’ 부모 때문에 아들이 초기 입시 경쟁에서부터 뒤쳐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 10명 중 7명은 자녀 교육에도 ‘수저 계급론‘이 적용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영어교육 전문기업 윤선생이 회원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616명 중 78.7%(485명)가 ‘수저론이 아이의 교육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특히 자녀의 교육 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꼽으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348명(56.5%)이 ‘부모의 재력’을 꼽았다. ▦‘부모의 사회적 지위’(13.5%) ▦‘집안의 권력’(4.9%) ▦‘부모의 황금 인맥’(3.6%) 등이 뒤를 이었다.
실제 학부모 절반 가량(50.8%)은 학부모 모임이나 자녀의 학교생활 속에서 금수저ㆍ흙수저에 따른 차이를 경험한 적이 있었고, 이들 10명 중 9명(90.1%)은 이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다고 답했다. 금수저 부모에게 가장 부러운 점은 ‘사교육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것’(67.0%ㆍ복수응답)을 꼽았다. 수저론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적지 않았다. 고급 정보를 위해 학부모 모임ㆍ설명회에 참여(45.4%)하거나 학군이 좋은 동네로 이사(36.1%)하는 방법 등이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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