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도인지장애 환자 뇌에 적은 량의 전기자극을 가하면 대뇌 포도당 대사를 늘리고 기억력을 향상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치매 전(前) 단계로 분류되는 경도인지장애는 일상생활은 가능하지만 일반인보다 인지능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정용안(핵의학과)ㆍ송인욱(신경과)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교수팀은 tDCS 경두개직류자극치료(tDCSㆍTranscranial Direct Current Stimulation)를 통해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치료 후 변화를 확인했다.
뇌 포도당 대사는 뇌 활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82%가 양전자방출-컴퓨터단층촬영(PET-CT) 검사에서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 환자와 비슷하게 측두엽과 두정엽에서 포도당 대사율이 떨어진다.
이런 경도인지장애를 단순히 노화현상으로 여겨 방치하면 1년 내 10~15%는 알츠하이머 병으로 진행된다.
연구팀은 경도인지장애를 가진 피험자 16명을 대상으로 3주간 매주 3회씩 비(非)침습적인 경두개직류자극 치료 전후 변화를 PET-CT와 신경인지검사를 통해 관찰했다.
예비 연구로 진행된 이번 연구에서는 피험자를 뇌직류전기자극치료를 실제 시행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이중맹검법을 통해 나눴다.
모든 피험자는 뇌직류전기자극치료를 3주간 9회 실시했고 치료 전후 뇌 기능을 평가하기 위해 PET-CT와 신경인지검사로 치료효과를 비교 분석했다.
뇌직류전기자극치료는 전극을 양측 전두엽 영역부위에 부착하고 저강도의 직류전류를 통해 전기 자극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비교적 장기간 뇌직류전기자극 치료를 정기적으로 받은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국소 대뇌 대사량이 크게 늘었다. 또한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3주간 직류전기자극 치료 후 주관적 기억만족도와 기억력도 좋아졌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빠른 시기에 뇌신경조절을 통한 신경생리학적 치료가 경도인지장애 진행을 늦추거나 치료할 수 있다는 게 증명됐다”며 “경도인지장애를 단순히 노화현상으로만 여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
송 교수는 “아직까지 인지기능 저하를 막을 수 없어 알츠하이머병 진행속도만 늦추는 개념으로 약물치료에 의존해 왔지만 이번 연구로 증상을 호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했다. 그는 “특히 향후 대규모 연구를 통해 상용화된다면 비침습적인 뇌직류전기자극 치료는 환자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고 병원 밖에서도 치매 같은 신경퇴행성질환 치료에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 연구와 치료(Alzheimer's Research and Therapy)’ 온라인판(2016년 12월 1일자)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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