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청주시장의 정유년 새해 화두는‘1,000,000’이다.
이 시장은 “올해부터 인구 100만 도시를 향한 큰 걸음을 시작한다. 모든 시정 역량을 인구 늘리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인구 100만 도시’는 이 시장이 선거 때부터 내걸은 정책 목표다. 그에게 100만은 단순한 인구 수를 의미하지 않는다. 인구 100만은 청주를 중부권 핵심도시, 명품도시로 키우기 위한 수단이자 필요 조건이다. 이 시장은 “100만 인구는 자립 경제와 지속적인 도시발전을 위한 최소한의 요건”이라며 “인접 도시와 광역경제권 기능을 분담하고 글로벌 도시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도 (100만 인구가)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주시 인구는 지난 12월말 현재 84만 7,000여명(외국인 포함). 100만을 채우려면 15만 여명이 늘어야 한다.
2014년 7월 통합청주시가 출범했을 때만 해도 인구 100만 달성은 시간 문제로 보였다. 서울보다 1.6배나 큰 면적, 2조원이 넘는 재정규모 등 시군 통합의 효과가 두드러졌고 그에 따른 기대감도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구 유입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통합 이후 2년 6개월 동안 겨우 4,400여명이 느는 데 그쳤다. 이 시기 오히려 청주에서 세종시로 1만 4,000여명이 빠져 나가 인구 유입보다 유출이 더 많았다. 그나마 출산율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덕에 인구가 줄지 않은 것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음을 의식한 이 시장은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00만 인구늘리기 TF팀을 꾸리고 구체적인 계획 수립에 나섰다.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해 2030도시기본계획을 인구 100만명을 기준으로 삼아 설계하고, 관련 조례(청주시 인구 증가 시책 지원에 관한 조례)도 제정했다.
머리를 맞댄 각 부서는 인구늘리기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이를 선별해 청주시는 지난 연말 인구늘리기 종합 계획안을 확정했다. 계획안을 짜면서 시민 의견수렴 과정도 거쳤다. 4개 구청 별로 주민들을 초청해 인구늘리기 시책을 설명하고 의견을 들어 세부 계획에 반영했다.
계획안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전입 신고한 사람에게 각종 혜택을 주는 ‘청주사랑 풀패키지 카드’.
이 카드는 청주에 살면서도 주소를 옮기지 않던 사람이 전입 신고를 하면 곧 바로 발급해준다. 이것만 있으면 각종 입장료·이용료(청주시립예술단·시립미술관·청주랜드·종합운동장 등 체육시설·공영주차장)를 감면받고 증명서 수수료 할인, 쓰레기종량제 봉투 무료 제공 등의 혜택을 받는다. 전입을 유도하기 위한 당근책인 셈이다.
청주시의 인구늘리기 방안은 문화·여가·주거환경·교통·안전 등 정주 여건을 높이는 데 집중돼있다.
최고 수준의 정주 여건을 조성해 사람들이 저절로 찾고 싶은 고장으로 만드는 것이 골자다. 전세가격, 주택마련 기간 등 정주 여건을 나타내는 중요 지표들은 이미 다른 지역 비교 도시들을 압도하며 전국 최고 수준으로 자리매김했다.
보육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34억원이던 보육 예산을 올해 90억원으로 대폭 늘려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체험관을 만들고 보육교사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할 참이다.
이 시장은 “아이들을 키우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젊은 층이 유입되고 출산율도 증가하는 선 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청주시는 인구 유입에 효자 역할을 하는 우량 기업 유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선 6기 들어 지금까지 투자를 유치한 기업은 117개 업체, 총 투자액은 19조 7,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것은 SK하이닉스 신규 투자유치다.
SK하이닉스는 청주테크노폴리스 23만 4,000㎡에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2019년까지 건립할 계획이다. 구랍 22일 청주시와 산업단지 입주·분양 계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엔 공장 건축비만 2조 2,000억원이 투입된다. 반도체 장비 등을 합치면 총 투자규모는 15조 5,000억원에 이른다. 청주시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다.
SK하이닉스의 이 공장이 가동되면 이후 10년간 46조원의 생산유발효과, 연 5조원의 지역내총생산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장은 이 투자를 성사시키기 위해 전담팀을 꾸려 맞춤형 부지를 제공하는 등 행정력을 쏟아 부었다.
기업체 유치에 발맞춰 청주시는 산업단지 조성을 서두르고 있다. 시는 지난 9일 청원구 북이면에 100만㎡ 규모의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협약을 충북개발공사와 맺었다.
2,000억원을 투자해 북이면 대길리·부연리·신기리 일원에 가칭 청주북이산업단지를 조성해 첨단 업종을 유치할 계획이다.
현재 청주시가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거나 구상하고 있는 산업단지는 오송 3산업단지, 오창테크노폴리스 등 10개가 넘는다. 기존 청주산업단지는 미래형 첨단산업단지로 탈바꿈시키는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산업단지가 모두 완공되는 2024년엔 약 5만 명의 신규 일자리가 생기고 인구 유입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이 시장은 “지역경제가 활기를 띠고 정주 여건이 좋아지면 인구는 저절로 늘어날 것”이라며 “실질적인 민선 6기 마지막 해인 올해 인구 100만 명품 도시를 향한 기반을 확실히 다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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