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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 적금 깨 로또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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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 적금 깨 로또 샀다

입력
2017.01.1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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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적금 해지율 45% 넘어

보험 연간 해지 환급금 사상 최대

작년 실업자 100만명 넘어서며

로또 판매량은 3조5500억 돌파

경기가 나빠지고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적금이나 보험을 깨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반면 로또복권 판매량은 사상 최대로 치솟았다.

16일 신한ㆍ국민ㆍ우리ㆍ하나ㆍ농협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고객들의 적금 중도해지 건수는 2015년말 282만6,804건에서 지난해말 298만4,306건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적금 중도해지 비율도 같은 기간 42.4%에서 45.3%로 2.9%포인트 올랐다. 적금 중도해지 비율은 만기가 도래해 해지한 경우를 포함한 전체 해지 건수 가운데 만기 이전에 중도 해지한 보험의 비중을 말한다. 5대 은행의 전체 해지 건수는 같은 기간 667만956건에서 656만7,905건으로 줄었다.

은행권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가계는 장기적으로 자금 사정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일 때 가장 먼저 보험을 해약한다. 이후 펀드 납입 중단, 적금 해약 순으로 금융자산을 정리한다. 실제로 보험의 경우도 해약 증가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1~3분기 41개 생명ㆍ손해보험사가 고객에 지급한 해지 환급금은 22조9,904억원에 달했다. 보험업계의 해지 환급금 규모는 2014년 26조2,000여억원, 2015년 28조3,000여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해지 환급금이 월 평균 2조5,000억원씩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연간 총 해지 환급금은 2015년 기록을 깰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해지 환급금은 22조9,000여억원이었다.

적금과 보험을 깬 국민들은 복권에 기댔다. 이날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로또복권 판매는 액수 기준 3조5,500여억원, 판매량 기준 35억5,000여게임(잠정)을 기록했다. 이는 판매량 기준으론 사상 최대, 판매액으로 보면 역대 2위다. 2003년 로또복권 판매액이 3조8,031억원으로 금액 기준으로 가장 크지만, 당시 로또는 한 게임에 2,000원이어서 판매량은 19억15만5,000게임이었다. 로또가 한 게임당 1,000원으로 내린 2004년 이후만 보면 판매액도 작년이 최대다.

로또복권 판매 실적은 사행성 등을 이유로 2003년 2월 당첨금 이월 횟수를 5회에서 2회로 줄이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4년 3조2,803억원으로 감소한 로또 판매실적은 2005~2013년 2조원대 판매액을 유지하다 2014년 3조489억원으로 3조원대를 회복한 뒤 2015년 3조2,571억원까지 늘었다.

로또 판매량이 급증한 것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어서는 등 불경기가 심화한 것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복권은 경기가 나쁠수록 소비가 늘어나는 대표적인 ‘불황형 상품’이다.

그러나 정부는 로또복권 판매량이 증가한 것은 로또 판매점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로또 판매점은 2014년 말 6,015곳에서 지난해 6월 말 6,834곳으로 늘었다. 강지원기자 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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