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은 피청구인(박근혜 대통령)에게 어떤 존재라고 생각하는가?”(안창호 재판관)
“네?”(최순실)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가 16일 박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서 헌재 재판관의 기습 질문을 받고 크게 당황했다. 안 재판관은 “이 사건에서 굉장히 중요한 질문”이라며 재차 박 대통령에게 최씨는 어떤 존재인지 물었다. 이에 최순실씨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던 최씨는 “글쎄, 그건 제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씨는 “저는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으로 생각합니다. 한때 (제가) 젊은 대학 시절 (박 대통령을) 존경했고, 이후로도 많이 좋아해서, 그랬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모시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안 재판관은 이어 “미르ㆍK스포츠재단과 관련해서 재단 성격에 공적인 부분이 있죠?”라고 물었고, 최씨는 “네”라고 답했다. 안 재판관은 “그렇다면 다른 정권에서도 준비위원회 같은 공조직 비슷한 걸 만들어서 추진한 걸로 안다”며 “그런데 미르ㆍK스포츠재단에는 추진위 같은 게 만들어진 사실이 있나요”라고 물었다. 최씨의 답은 “모르겠다”였다.
조용호 재판관은 최씨에게 “고영태씨한테 태블릿PC를 선물한 적이 있냐”고 물었다. 최씨가 “기억에 없다”고 하자, 조 재판관은 “국정조사에서 고영태씨가 증언하면서 증인(최순실씨)에게서 1대 받았다고 해서 물어본다”고 말했다. 최씨는 “기억이 잘 안 난다”고만 했다.
앞서 최씨는 최씨 집안의 재산형성 과정에 박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이 있었는지를 묻는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의 질문에 대해 “그런 적이 없다”고 말했다. 최씨는 이어 “대통령께서는 워낙 청렴하기 때문에 돈이나 이런 데 관심 가질 분이 아니다”고 했다. 되레 “(박 대통령과의 친분으로 인해 과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세무조사를 받는 등 집안이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씨의 재산을 구체적으로 알려달라는 질문에는 “30년 전 구입한 ‘미승빌딩’이 (제) 재산의 골자”라고 했다. 그는 “옛날에 유치원을 했던 곳이 미승빌딩”이라며 “처음 매입했을 때는 교회였고, 그 때가 압구정동이 처음 개발될 때여서 배추밭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을 사서 유치원을 20여년 해서 증축한 것”이라며 “그것을 가지고 몇 백억원이 됐다는 식의 주장은 전혀 전후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또 자신의 재산 가액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미승빌딩이) 시가가 올라서 현재 150억원 정도”라고 말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