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이용 테러 방지 위해 비상
경비 병력 3만 6000명 배치
시위대 포함 90만명 참가 예상
트럼프, 특별 번호판 전통 거부
퍼레이드 차량에 일반 번호판 쓸 듯
도널드 트럼프(71)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현지시간 20일)이 다가오면서 미국 정부가 철통보안에 힘쓰고 있다.
16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취임식 보안을 위해 워싱턴DC에는 경찰, 국토안보부 직원 2만8,000여명이 배치될 예정이다. 시 외곽에도 7,800명의 병력이 투입된다. 제이 존슨 국토안보부 장관은 “취임식을 겨냥한 위협은 아직까지 감지된 게 없지만, 특별한 예방 조치들을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안당국은 지난해 프랑스 니스와 독일 베를린에서 차량 돌진 테러가 있었던 만큼 비슷한 돌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취임식 행사장 진입로를 시멘트를 실은 트럭들과 버스 등으로 둘러쌀 계획이다. 워싱턴DC 상공에서도 무인 항공기를 포함한 항공 수단 대부분의 비행이 통제된다. 보안당국은 무허가 비행에 대한 대비책도 강구하고 있다. 존슨 장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식을 열었던 2009년, 2013년과 비교해 테러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며 “‘외로운 늑대’로 불리는 독자적 테러리스트들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안 대책의 초점은 취임식 행사 중에서도 취임선서와 국회 의사당에서 백악관으로 이어지는 퍼레이드에 맞춰져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은 20일 오전 9시 30분부터 수도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앞에서 진행된다. 낮 12시 공식 취임선서가 있고, 이후 백악관까지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취임식에는 시위대를 포함해 70만~90만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존슨 장관은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99개 단체가 집회를 예고한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취임식에서는 퍼레이드 차량에 부착하는 특별 제작 번호판을 볼 수 없을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번호판 특별 제작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보리스 엡슈타인 취임식 준비위 대변인은 “제작 주문을 넣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제작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31대 대통령인 허버트 후버 이후 특별 번호판 제작을 거부한 첫 대통령이 되는 트럼프는 기존 번호판을 단 캐딜락 리무진을 타고 백악관까지 들어갈 예정이다.
대통령 취임식과 관련된 다양한 기념품 중에서도 특별 제작 번호판은 수십 년간 수백 세트만 제작돼 특별한 기념품으로 꼽힌다. 4년 전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조직위는 번호판을 따로 제작했지만 정작 퍼레이드에서는 사용하지 않아 수집가들로부터 역사성을 떨어뜨렸다는 원성을 사기도 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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