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훈./사진=대한빙상경기연맹 제공
[태릉=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기록이 만족스럽진 않다."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간판스타 이승훈(29ㆍ대한항공)은 16일 서울 노원구의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98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일반부 5000m에서 6분39초60으로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승훈은 자신이 2015년에 세운 대회 기록(6분31초77)에 크게 못 미친 것을 의식한 듯 기록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승훈은 이날 오직 자신과 싸웠다. 5000m에서 그의 적수는 없었다. 엄천호(25ㆍ스포츠토토)는 6분47초55로 2위를, 이진영(24ㆍ강원도청)은 6분48초94로 3위를 기록했다. 2, 3위의 격차가 약 1초인데 반해 1위 이승훈과 2위 엄천호의 격차는 약 8초나 됐다.
인코스에서 경기를 시작한 이승훈은 초반부터 승부수를 띄웠다. 그는 작정한 듯 스피드를 올렸고 엄천호와 격차를 벌리며 여유 있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승훈은 경기 시작 전부터 후까지 담담한 표정으로 일관했다.
이승훈은 역대 동계체전 5000m에서 3번째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승훈은 지금까지 동계체전에서 총 7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이승훈은 "보완할 점이 많다. 2월 9일부터 나흘간 강릉에서 열리는 국제빙상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 초점을 맞춰서 부족한 점을 고쳐 나가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승훈은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와 같은 달 19일부터 일본 삿포로에서 열리는 동계아시안게임 준비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번 대회 매스스타트에 출전하지 않은 것은 부상을 예방하는 차원에서였다"고 강조했다. 이승훈은 이번 대회에서 주종목인 매스스타트에 출전하지 않고, 5000m와 10,000m에만 출전한다.
이승훈은 "대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한 종목에 주력한다. 나는 매스스타트와 팀 추월을 주력 종목으로 선택했다. 두 종목 모두 수상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집중하고 있다. 5000m와 10,000m는 사실 체력 훈련을 위한 하나의 과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승훈은 쇼트트랙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매스스타트가 쇼트트랙처럼 레인 구분 없이 진행된다. 그런 만큼 쇼트트랙 훈련은 매스스타트 경기 준비에도 도움이 된다. 이승훈은 "동계체전을 앞두고도 쇼트트랙 연습에 힘을 쏟았다. 스피드스케이팅은 불과 3일간만 훈련했다"면서 "동계체전을 마치면 다시 쇼트트랙 훈련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승훈은 올 시즌 ISU 월드컵의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그는 "매스스타트는 변수가 많은 종목이어서 메달 획득을 장담하기 어렵다. 훈련은 물론 레이스에 대한 전략도 잘 세울 필요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승훈은 "다음달 종목별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 획득을 노리고 있다.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릉에서 먼저 금메달을 거머쥐면 기분이 좋을 것 같다. 준비를 잘 해서 목표를 이루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한편 동계체전이 열린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는 소수의 관람객들만 보였다. 대부분 출전 선수들의 가족과 지인들이었다. 물론 이승훈, 모태범(28ㆍ대한항공), 김보름(24ㆍ강원도청) 등 주요 선수들을 보러 온 취재진이나 팬들도 있었다. 스케이트장 기온은 쌀쌀했지만, 선수들의 체온과 의욕만큼은 뜨거웠다. 초중고 부문 일부 선수들은 경기 대기 중 2층 관람석을 토끼뜀으로 오르내리며 컨디션 유지에 애썼다.
태릉=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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