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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처럼” 황재균의 ‘가시밭길’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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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처럼” 황재균의 ‘가시밭길’ 도전

입력
2017.01.16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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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황재균. 한국일보 자료사진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황재균. 한국일보 자료사진

황재균(29ㆍ전 롯데)의 메이저리그 도전 선언은 다소 의외였다. 그는 지난 15일 이윤원 롯데 단장을 만나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것 같다. 메이저리그에 꼭 도전해보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하며 정중하게 결별을 고했다.

황재균의 미국 진출 의지는 익히 알려져 있었지만 미국프로야구의 선수 이동 시장도 폐장으로 치닫는 시점이라 현실적으로 포기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때문에 롯데 구단도 적잖이 당황했다.

15일은 국내 자유계약선수(FA) 협상 마감일이었다. 롯데는 황재균에게 70억원 이상의 거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와 함께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던 kt도 허탈하긴 마찬가지였다. 일각에서는 황재균이 국내 구단과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미국 진출 도전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끊임없이 드러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15일 전해진 황재균의 한마디는 부정적인 소문을 일축하며 돈보다 꿈을 택한 그의 간절한 바람을 보여줬다. 새벽녘까지 고민했다는 황재균은 “이번이 아니면 못 갈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국내에 남아서 야구하게 되면 뭔가 모를 씁쓸함과 함께 후회할 거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남자가 체면 떨어지게 그런 건 싫다”고 말했다. 롯데도 황재균 잔류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선수의 도전 의지가 워낙 확고했다고 전했다.

황재균은 2015년에도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했지만 ‘무응찰’이라는 굴욕을 당했다. 이번엔 자유로운 FA 신분이 됐어도 국내에서만큼의 좋은 대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실제로 트라이아웃까지 거쳐 미국의 몇몇 구단과 협상을 거쳤지만 만족할 만한 조건을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온 것이다. 그런 와중에 김광현(SK), 최형우, 양현종(이상 KIA), 차우찬(LG) 등 나머지 대어급 선수들이 모두 대형 계약으로 국내 잔류를 결정해 조급해질 만도 했지만 황재균은‘마이 웨이’를 걸었다.

단호한 그의 결심은 결국 마이너리그 계약까지도 감수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단 한 경기라도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보고 싶다”는 말로 모든 감정을 대신했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바로 이대호(35ㆍ전 시애틀)가 롤 모델이다. 지난해 이대호는 일본에서 보장된 부와 명예를 포기하고 스플릿 계약을 감수하면서 스프링캠프 초청 선수 자격으로 시애틀에 입단했고, 치열한 경쟁을 거쳐 메이저리그에 살아남아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이대호도 당시 “과연 미국에서도 통할지 안 통할지 나도 궁금하고 팬들도 기대하는데 포기할 수 없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이대호는 그래도 일본에서 최고 성적으로 검증됐지만 KBO리그가 전부인 황재균은 미국의 시선에서 백지 상태와 다름없다. 그러나 미국 진출만 성사되면 오히려 부담이 없기에 이대호처럼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등 몇몇 구단들이 황재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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