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6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향해 “어설픈 대선주자 흉내를 내지 말고, 나라의 자긍심을 지키는 쪽으로 자중해달라”고 말했다. 지난 주 귀국 이후 대선 행보를 시작한 반 전 총장에 대한 본격적인 견제구다.
추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이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했다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의 자랑이고 후대의 귀감이 돼야 할 것이기 때문에, 반 전 총장에 대해선 언급을 자제해 왔다”면서도 “그러나 반 전 총장의 행보를 보면서 불가피하게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게 돼 씁쓸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추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과 국정농단 세력에 의해 나라가 파탄지경에 이르렀고 그에 대한 합당한 책임을 지는 것이 정당정치인데, 반 전 총장이 새누리당과 보수신당을 물타기 해주는 도구로 쓰임새가 끝난다면 조국이 배출한 유엔 사무총장이 뭐가 되겠냐”고 비판했다. 여권의 후보로 나서는 것은 촛불민심의 배신이라는 얘기다.
그러면서 “박근혜정부 4년 동안 이렇다 할 대선 후보 한 명도 만들어내지 못한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의 낯 뜨거운 모셔오기 경쟁에 반 전 총장이 제대로 처신해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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