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F1 애호가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이벤트가 있다. 지난 1월 12일부터 15일까지 영국 NEC 버임엄에서 열렸던 오토스포츠 인터내셔널(Autosport International) 행사다. 모터스포츠 강국인 영국답게 온갖 볼거리가 풍성했던 알찬 행사였다. 현장에 가지 않고도 휴대전화 클릭 한 번으로 뜨거웠던 쇼를 함께 즐기도록 도와준 기술의 발전에 감사한다. 예전 같았으면 턱도 없는 호사로움이다.
페라리, 메르세데스, 맥라렌, 윌리엄스의 클래식 포뮬러카가 판친다. 포뮬러 포드의 50주년 참전 기념 이벤트 때문에 과거 전설이 됐던 경주차도 여러 대 전시됐다. 세 번이나 F1 챔피언에 올랐던 전설 아일톤 세나의 밴 디에멘(Van Diemen) RF81은 전시장의 주인공이었고 나이젤 만셀과 미하엘 슈마허, 에머슨 피티팔디가 몰았던 F1카도 뒤질 새라 자태를 뽐냈다.
경주차의 화려한 드리프트, 모터사이클 스턴트 쇼가 펼쳐졌고 스턴트맨 테리 그랜트가 보여준 루프 퍼포먼스는 행사의 백미였다. 원형 루프 시설물 안에 레이스카를 몰고 돌진해 횡가속 5g의 극한 회전을 끌어내는 스턴트였다. 짜릿한 엔진 사운드에 5,000석 규모의 아레나를 가득 메운 청중들은 환호로 화답했고 현장의 기운은 라이브 레이싱 엔터테인먼트를 휴대폰으로 지켜보는 내게도 전달됐다.
오토스포츠 인터내셔널에는 과거의 영웅들이 종종 등장하는데 올해는 1997년 F1 챔피언 자크 빌레뇌브와 4차례나 인디카 정상을 차지했던 다리오 프란치티가 나와 윌리엄스 F1팀 루키인 랜스 스트롤과 즐거운 얘기를 나눴다.
한국일보 모클 편집부 moc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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