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놓고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한 16일을 맞아 국내 주식시장도 긴장감을 놓지 못한 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증시에선 특검수사 상황이 이미 삼성전자의 주가에 반영됐고 반도체 호재 등이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많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구속되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해 ‘오너 공백’이 장기화한다면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만만치 않다. 대장주 삼성전자의 주가 랠리에 힘입어 지난주 2,080선까지 치솟았던 코스피 흐름을 좌우할 돌발 변수가 나타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주 사상 최고가인 190만원대에 진입했다가 지난 13일 밤샘 조사를 마치고 나온 이 부회장의 구속 가능성 전망에 하락 반전해 180만원대로 도로 내려앉았다. 삼성전자는 최근 잇따른 주가 상승에 시가총액이 260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19.27%)도 20%에 육박한다. 코스피에 미치는 영향이 사실상 다른 종목을 압도할 정도 크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해 11월 29일 지주회사 전환과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한 이후 탄력이 붙었다. 반도체 업황 호조에 작년 4분기 8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상승세에 불을 지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지난 6일 작년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훨씬 상회한 9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하면서 주가는 나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의 고공행진은 기업의 ‘기초체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이 부회장에 대한 특검수사에 이은 구속 여부는 당장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요소는 아니라고 전망한다. 반도체 시장의 호조에다 애플에 공급할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 갤럭시S8 출시 등 당장 삼성전자 주가흐름에 도움을 줄 호재가 많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 부회장이 구속되는 경우에는 오너 공백으로 중대한 의사결정이 차질을 빚으면서 장기적으로는 주가를 억누를 악재가 될 것이라는 견해도 상존한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미국 전장 전문기업 하만의 인수 차질 등이 대표적 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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