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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기춘 “박정희ㆍ박근혜와의 인연은 운명”

입력
2017.01.1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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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훌륭” 극찬 쏟아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인정받아 유신시절부터 출세가도를 달렸다. 그는 정수장학회 친목행사에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인정받아 유신시절부터 출세가도를 달렸다. 그는 정수장학회 친목행사에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박정희ㆍ박근혜 대통령 일가와의 인연에 대해 “운명으로 얽혀 있다”고 회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2009년 10월 발간된 521쪽 분량의 미공개 회고록 ‘오늘도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에서 이 같이 밝힌 것이다.

15일 한국일보가 단독 입수한 김 전 실장의 회고록에서 그는 “박정희 대통령을 처음 뵙게 된 것은 1972년 9월경”이라고 한 뒤, 자신이 유신헌법 관련 외국 자료를 연구해 박 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했다고 밝혔다. 74년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 파견과 함께 박 전 대통령을 본격적으로 보좌하게 된 그는 80~90년대 박근혜 대통령, 박지만 EG 회장 등과의 인연도 언급하면서 “이와 같이 나는 박정희 대통령 일가와는 운명적인 인연으로 얽혀 있었다”고 했다. ▦검찰총장 재임 시(1988년 12월~90년 12월) 영식(令息) 박지만 군을 도울 방법을 찾으려 했고 ▦박근혜 한나라당(현재 새누리당) 대표 휘하에서 여의도연구소장직을 맡아 일했으며 ▦2006년 박근혜 대표의 벨기에ㆍ독일 방문 수행 ▦제18대 대통령 후보 경선 때 박근혜 대표 진영에서 힘을 보탠 사실 등을 예로 들었다.

김 전 실장은 박정희ㆍ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사심 없이 나라와 겨레의 행복만을 생각하는 진정한 애국적 정치지도자라고 확신한다”며 “그 분들과의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해선 “당 대표로 모셔 보니 아버지 박근혜 대통령의 원칙과 판단력,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자애로움을 겸비해 훌륭한 정치 지도자로 성장했음을 실감했다”고 극찬했다. 이어 “(당 대표 시절) 중요한 당무에 대해서 의견을 물어주시는 등 나를 신뢰하고 아껴주었다”며 “젊은 시절 부모를 충격적으로 여의고 오랫동안 마음 수양을 거듭하고 독서를 많이 한 결과 내공이 쌓였다”고도 말했다.

그는 ‘5ㆍ16 군사정변’이라는 공식 용어가 아닌, ‘5ㆍ16 혁명’으로 수 차례 언급하면서 자신이 5ㆍ16의 수혜를 입었다는 사실도 시사했다. 그는 “해군 법무관 훈련 중에 5ㆍ16 혁명이 일어났고, 63년 대학원 석사 과정 입학 시에 성적 우수자로서 5ㆍ16 장학금(후일 정수장학금)을 받아 학비 걱정 없이 석사과정을 마쳤다”며 “박정희 대통령 정부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검사로서 정부의 여러 가지 정책적 작업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검찰총장 재직 때인 90년 ‘5ㆍ16 민족상(안전보장부문)’을 수상한 사실도 적었다.

이 같은 회고록 내용과 ▦박정희 전 대통령-최태민(1994년 사망)씨 ▦박근혜 대통령-최순실(61ㆍ구속기소)씨 등 두 집안의 대(代)를 이은 친분에 비춰, “최순실의 국정농단은 전혀 몰랐다”는 김 전 실장의 청문회 주장은 신뢰성이 부족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번 주중 그를 직권남용 등 혐의로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박재현 기자 remak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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