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가 한파와 눈폭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해안 산간지방을 중심으로 최대 2m가 넘는 폭설이 쏟아지면서 항공편이 결항하고 2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15일 NHK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적설량은 혼슈(本州) 최북단 아모모리(靑林)시에서 251㎝, 야마가타(山形)현 오쿠라무라가 242㎝, 니가타(新潟)현 쓰난마치(津南町) 182㎝, 후쿠시마(福島)현 다다미마치(只見町) 154㎝ 등을 기록했다. 눈이 많지 않은 히로시마(廣島) 에도 눈폭탄이 명중했다. 이날 19 ㎝의 눈이 내린 히로시마는 1984년 1월 이후 가장 많은 적설량을 기록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호쿠리쿠(北陸) 상공이 영하 42도까지 내려갔으며 홋카이도(北海道) 일부 지역은 영하 29.7도를 기록하는 등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다.
폭설의 영향으로 니가타와 오사카(大阪) 등을 잇는 항공기 130여 편이 결항됐고, 홋카이도 신칸센 열차는 1시간 넘게 운행이 지연됐다. 니가타 현에선 80대 여성이 눈이 쌓인 도로에 쓰러진 채 사망했으며 나가노현에선 사찰 제설작업을 하던 60대 주지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눈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부러진 소나무 가지에 머리를 부딪쳐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폭설은 14일 일본 전역 690여개 시험장에서 수험생 58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대입센터시험(한국의 수능시험)에도 영향을 끼쳤다. 교통상황 악화로 8개 시험장에서 시험 시작 시간을 최대 2시간이나 늦췄다. 니가타현에선 폭설로 지각한 수험생 70여명을 대상으로 재시험이 치러지기도 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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