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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귀국 후 첫 주말 민생ㆍ안보 챙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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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귀국 후 첫 주말 민생ㆍ안보 챙기기

입력
2017.01.1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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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2함대 방문해 “한반도 준전시상황… 사드 배치 마땅”

13일엔 고향 방문… 음성꽃동네ㆍAI 방역 체험도

BBK검사 출신 김홍일 변호사 등 영입해 네거티브 대응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5일 경기 평택 해군 2함대를 방문해 천안함을 둘러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5일 경기 평택 해군 2함대를 방문해 천안함을 둘러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귀국 이후 민생과 안보 현장으로 광폭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보수층 결집을 유도함과 동시에 민생 보듬기로 중도층까지 끌어안겠다는 ‘대통합’의 포석인 셈이다.

반 전 총장은 15일 해군 2함대를 찾아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결정을 적극 지지했다. 반 전 총장은 경기 평택 해군 2함대에 있는 천안함 기념관을 둘러본 뒤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 현실이 준전시 상태에 있다”며 “정부가 그런(사드 배치) 조치를 취한 것은 마땅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사드는)공격용이 아닌 순수한 방어용 무기”라며 “중국의 반발은 물론 알고 있다. 다만 그런 문제는 외교적으로 잘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천안함 선체가 두 동강 난 지점을 둘러보며 “우리 같은 비전문가가 봐도 폭침으로 인한 게 분명하다”고 강조했으며 천안함 피격사건 희생자인 고 문규석 원사 모친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반 전 총장의 이날 안보 행보는 범여권의 유일한 유력주자로 보수층의 표심을 모으는 동시에 자신의 전공이 ‘외교안보’ 분야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세계에서 통일이 안된 나라가 사이프러스와 남북 딱 둘”이라며 “(유엔 사무총장 재직 시절)사이프러스 통일 문제는 진전을 이뤘는데 남북은 긴장 상태라 통일 문제에 대해 기여할 기회가 많지 않아 안타깝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또 “헌법 개정을 포함해 선거제도, 정책 결정 방식 등을 전반적으로 손봐야 한다”고 밝혀 ‘선거 연령 18세 조정’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전날에는 충북 음성꽃동네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 현장을 둘러보는 등 민생 행보에 집중했다. 14일 고향인 충북 음성의 선친 묘소를 성묘하고 충주에 있는 모친 신현순(92) 여사를 찾은 반 전 총장은 부인 유순택 여사와 함께 음성 꽃동네에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식사를 돕고 인근의 AI 거점 소독소를 방문, 직접 방역복을 입고 양계농가로 향하는 화물차 바퀴를 소독하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기회가 되면 (촛불집회에) 참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17일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이 있는 경남 봉하마을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팽목항을 찾고 18일에는 대구 서문시장 화재 현장을 방문하는 등 이른바 ‘대통합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민생ㆍ안보 행보와 별개로 ‘박연차 23만달러 수수설’ 등 각종 의혹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대응책도 속속 마련하고 있다. 향후 검증 공세가 거세질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BBK사건의 담당한 검사장 출신 김홍일 변호사를 중심으로 언론 전문 변호사 등을 잇따라 영입해 네거티브 대응을 당당하도록 했다. 외곽 지지그룹과 지지자를 자처하는 정치인 등에 대해서도 과도한 정치적 행보를 자제하라고 경고의 뜻을 전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마포 캠프 회의 등을 주재하면서 “비리가 있다면 내가 어떻게 유엔 사무총장을 할 수 있었겠느냐”며 불쾌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위가 올라가면 새총에도 맞아죽을 수 있다는 몸가짐으로 공직생활을 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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