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20일)을 앞두고 16일 한반도 주변 4강 대사를 서울로 불러 긴급회의를 갖는다. 4강 대사만 참석하는 공관장회의가 따로 열리는 건 전례가 없다. 한반도 정세의 불확실성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15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는 안호영 주미대사, 이준규 주일대사, 김장수 주중대사, 박노벽 주러대사 등 4강 주재 대사와 조태열 주유엔대사가 참석한다. 우리 외교의 핵심이익이 걸려있는 지역의 대사들만 추린 것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4강 대사들은 16일 들어와 당일 바로 윤 장관이 주재하는 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매년 3월 말 서울에서 전세계 주재 대사들이 참석하는 재외공관장회의를 1주일간 열고 있다. 이번 긴급회의는 그와 별개다. 3월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 한반도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주변국의 입김에 흔들리는 4각 파고의 격랑에 빠져들고 있다. 트럼프 미 행정부의 대외 정책 방향이 불확실한데다 북한은 연초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공언하며 위협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에 반발하며 노골적인 보복 조치로 맞서는가 하면, 일본은 부산 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를 빌미로 주한대사와 총영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는 초강수를 던지며 ‘한국 때리기’에 나선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서는 한반도 주변정세를 평가하고 정부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심도 있는 논의가 오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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