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인근 해상에서 이슬람 무장단체에 납치당한 한국인 선장이 석 달 만에 풀려났다.
외교부는 15일 “박모(30대 후반) 선장이 14일 풀려나 필리핀 마닐라발 항공편으로 입국했다”며 “건강 상태는 나쁘지 않지만 조만간 정밀검사를 위해 입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 국적 화물선 동방자이언트호(1만1,391톤급)의 선장인 박 씨는 지난해 10월 20일 보르네오섬 남동방 8마일 인근 해상을 지나던 중, 이슬람국가(IS) 연계 세력인 무장단체 아부사야프 소속 무장괴한 10여 명의 습격을 받았다. 한국인 4명과 필리핀인 16명이 타고 있었으나 선내 방호시설로 미처 대피하지 못한 박 씨와 필리핀 선원 1명만 납치돼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인근 홀로(Jolo) 섬에 억류됐다. 동남아 해상에서 IS 세력이 한국 선박을 공격해 선원을 납치한 첫 사례다.
이후 아부사야프는 몸값을 요구했고, 한국 필리핀 정부 지원 아래 선주와의 협상이 진행됐다. 정부 관계자는 “협상은 선박회사와 납치단체간에 이뤄졌다”며 “박 씨가 대외노출을 극도로 꺼리고 있어 신상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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