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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학기제 도입 1년… “교실에 열정 넘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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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학기제 도입 1년… “교실에 열정 넘쳐요”

입력
2017.01.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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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ㆍ실습 등 학생 참여 수업

진로탐색 위한 체험활동 늘려

학생ㆍ학부모ㆍ교사 모두 만족감

학기 제한ㆍ프로그램 부족은 한계

“늘 혼자 책을 보며 그림을 그리곤 했어요. 언제나 자신감이 없고 친구도 사귀기 힘들어했거든요.” 인천 진산중학교 1학년 안가은(14) 양은 지난해 1학기 자신의 모습을 이렇게 회상했다. 2학기부터 조금씩 변화가 시작됐다. 자유학기를 맞아 뮤지컬 동아리에 가입하면서다. 집에서 책을 읽을 때마다 주인공처럼 연기하는 안양에게 “뮤지컬을 해 보는 건 어떠냐”던 어머니의 권유로 선택한 동아리였다.

친구들이 모두 주인공 배역을 맡고 싶어할 때 안양은 할머니 배역을 자청해 말투, 행동 하나 하나 신경 쓰며 집에서도 연습을 했다. 안양은 “선생님이 ‘배우 해도 되겠다’며 칭찬해 줄 때 정말 기분이 좋았고, 나에게도 잘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며 “지금껏 나는 스스로 하기보단 누군가에 의해 움직였던 것 같은데, 뮤지컬만큼은 자발적으로 열심히 했다“고 뿌듯해 했다.

중학교 1학년 1학기~2학년 1학기 세 학기 중 한 학기를 골라 토론 실습 등 학생 참여 형식의 수업을 하고 진로탐색 등 체험활동을 하도록 하는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된 지 1년. 2013년 42개 학교에서 처음 시작해 지난해 전체 중학교(3,213교)에서 시행됐다. 안양은 교육부가 13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서울호텔에서 개최한 ‘2016년 자유학기제 성과발표회’에서 체험수기 최우수상을 받았다.

자유학기제가 바꿔놓은 건 학생들만이 아니었다. 참여ㆍ토론형 수업은 교사들의 열정도 되살렸다. 강의식 수업 대신 ‘스피드 퀴즈’ ‘이구동성’ 등을 시도해 본 전주 덕진중학교 전현숙 교사는 “예전에는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조용히 시킬 것인가를 연구했는데 이제는 아이들이 조용하면 불안하다”고 말했다. 자유학기에는 교사가 학생 개개인의 발전 과정을 평가한다. 이 교사는 “그 동안은 세심하게 한 개인의 장점과 능력을 파악해 내는 열정이 미흡했음을 고백한다”며 “자유학기제를 하며 아이들에게 더 큰 관심을 쏟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자유학기제에 대한 만족도는 꽤 높았다. 교육부가 학생 학부모 교사 15만2,440명을 조사한 결과 학생들의 수업참여는 시행 전 3.76점(5점 만점)에서 3.91점으로 올랐고, 학교생활 행복감(3.96→4.10점)도 높아졌다. 교사들은 다양한 수업운영에 만족감(3.96→4.23점)을 나타냈다. 교육부는 “학생들의 교우관계가 개선되고, 학교폭력이 감소했으며 자율 동아리 참여 비율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성과에 고무돼 교육부는 희망하는 시도에서 학년 전체를 자유학기로 운영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할 방침이다.

보완해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 프로그램이 다양하지 않아 풍부한 체험에 한계가 있고, 무엇보다 자유학기가 끝나면 다시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되돌아가기 때문에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많다. 백순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자유학기제의 성과가 지속되려면 이런 교육 방식이 고교 수업과 대학 입시 평가, 대학 교육에도 긴밀하게 연계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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