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 인준 청문회서
“도발 억제 위한 모든 수단 동원”
민주당 의원들도 우호적 반응
주한미군 철수 부정적 입장 유지
방위금 분담금 증액 필요성 인정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내정자가 북한을 러시아, 중국 및 국제 테러조직과 함께 미국 안보의 4대 위협요인으로 꼽는 등 도널드 트럼프 내각 인사들이 거듭해 북한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내놨다. 제임스 매티스 차기 미국 국방장관 내정자는 특히 한국, 일본 등과의 안보협력을 강조하는 한편,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막는 수단으로 ‘선제 타격’옵션도 배제하지 않았다.
매티스 내정자는 12일(현지시간) 열린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북한 정권의 지속적인 도발적 언행으로 한반도의 안보 상황은 매우 불안정하다”며 “북한은 핵 프로그램을 확장하고 정교한 탄도미사일 능력을 지속해서 개발해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핵 대응에 대해서는 “미국은 역내 국가, 특히 한국ㆍ일본과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며 “미 본토는 물론 그들의 미사일 방어능력도 강화해야 하며, 필요하면 북한의 침략에 대응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다만 구체적인 대응책에 대해서는 확답을 회피했다.
매티스 내정자는 북핵과 미사일 저지를 위한 미국의 선제타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어떤 것도 (논의의) 테이블에서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대답했다. 이는 선제 타격을 선호한다는 것이 아니라, 북한 도발 억제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과 일본이 방위비 분담금을 상당 부분 추가로 부담하지 않으면 미군을 철수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미국은 동맹 및 파트너들과 함께할 때 더 강하다”고 강조하면서도 “우리 동맹과 파트너들도 그들의 의무를 인정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한 미군 철수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주장인 분담금 증액 필요성은 인정한 것이다.
매티스 내정자는 미국의 글로벌 군사전략에서는 러시아를 가장 강력한 위협 요인으로 놓고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러시아 위협에 맞서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과의 공동 방위태세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1945년 얄타 회담 이후 미국이 여러 차례 러시아와 협력관계를 모색했으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이란 핵 협상에 대해서는 지지 입장을 밝혔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자가 이란과의 재협상을 주장하고 있는 것과 상반된다.
강골 군인을 상징하는 ‘미친개’(Mad Dog)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매티스 내정자가 소신발언을 이어가면서 공화당은 물론이고 민주당 의원들도 우호적 반응을 보였다. 청문회 직후 상원은 ‘군 전역 후 7년이 지나야만 장관이 될 수 있다’는 규정을 매티스(2013년 전역) 내정자에게만 적용하지 않는 내용의 특별법을 찬성 81표, 반대 17표의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켰다. 하원 군사위도 같은 내용에 대해 34대28로 통과시켰다. 미 언론은 매티스의 청문회 통과가 확실시된다고 전했다.
매티스 내정자와 함께 인준 청문회에 나선 폼페오 내정자는 “북한과 같이 기술이 정교하지 못한 것으로 여겨졌던 나라들이 이제는 공격적 사이버작전을 수행할 수 있을 만큼 기술장벽을 극복했다”고 말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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