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무에 시달리던 일본 광고회사 덴쓰(電通)의 신입사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촉발된 일본 기업들의 장시간 노동 관행 논란이 최근 대기업인 미쓰비시(三菱)가 법을 어기며 직원들을 혹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다시 확산되고 있다.
후생노동성 가나가와(神奈川) 노동국은 11일 노동기준법 위반혐의로 미쓰비시전기와 과도한 초과근무를 강요한 이 회사 직원 1명을 ‘엄중처벌’ 의견으로 검찰에 서류송치했다.
노동국 조사에 따르면 미쓰비시는 2014년 1~2월 노사협정을 초과한 월 60시간 이상 근무를 시키면서 실제로는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축소한 혐의다. 12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2013년 입사했다 지난해 퇴사한 30대 초반의 한 남성 직원은 사내 정보기술연구소 근무 당시인 2014년 1월부터 업무량이 증가해 같은 해 2월에는 한 달 160시간 이상을 근무했다. 일본에선 한 달 80시간을 ‘과로사 라인(경계선)’으로 부른다. 이보다 2배나 많은 초과근무를 했음에도 회사가 근무시간을 축소해 과다 노동이 눈에 띄지 않은 것이다. 이 남성은 같은 해 4월 우울증 진단을 받았고 결국 지난해 6월 해고당했다. 미쓰비시의 한 전직 사원은 언론에 “한 달 동안 휴일이 이틀밖에 없다. 스트레스로 밥이 넘어가지 않고 불면증에 손이 떨릴 정도였다”면서 “상사로부터 지시한 것만 할 줄 아느냐는 폭언을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퇴근후 다시 출근할 때까지 적절한 시간을 보장하는 ‘인터벌 제도’ 도입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대형 슈퍼체인 ‘이나게야’는 올해 종업원 1만명을 대상으로 퇴근과 출근 사이 10~12시간 간격을 의무적으로 두도록 할 방침이다. 밤 10시까지 근무하면 다음날 오전 10시 이전엔 출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위생용품 제조사인 유니팜도 이달 5일부터 사원 1,500명을 대상으로 퇴ㆍ출근 간격 8시간을 의무적으로 두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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