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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귀국 일성 국민통합 외친 반기문, 국가운영 비전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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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귀국 일성 국민통합 외친 반기문, 국가운영 비전은 무엇인가

입력
2017.01.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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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2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공항 도착 직후 발표한 귀국 메시지에서 그는 “부의 양극화, 이념, 지역, 세대 간 갈등을 끝내야 한다”며 “국민 대통합을 반드시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 “유엔총장으로서 쌓은 국제적 경험과 식견을 어떻게 나라를 위해 활용할 수 있을까 진지하게 성찰 고뇌해 왔다”고도 했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와 함께 대선주자 지지도 1, 2위를 다투는 그의 귀국으로 조기대선 경쟁의 막이 본격적으로 올랐다.

반 전 총장이 임기를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대선 경쟁에 뛰어든 것을 놓고 국민들 사이에 기대와 반감이 교차한다. 그가 한국인 최초로 유엔사무총장을 연임하며 쌓은 경험과 역량은 국가의 귀중한 자산이자 우리 국민의 자랑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남북관계가 최악이고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가 격변 중인 상황에서 외교적 경륜과 역량을 갖춘 국가지도자가 필요하다는 대망론이 있다. 반 전 총장의 지지도가 줄곧 선두권을 유지해온 데는 실망스러운 기성 정치권에 대한 반사이익과 함께 국민들의 이런 기대가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10년 간 먼발치에서 한국을 봤을 뿐 우리 사회 내부의 심각한 상황에 대해서는 현실적 감각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국내외의 산적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현실 정치적 감각과 역량을 기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다. 23만달러 수수의혹 등 자신과 가족들의 비리 의혹도 불거진 상황이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공항에서 “국가와 민족 세계 인류를 위해 공직자로서 일하는 가운데 양심 부끄러운 일 없다”며 자신에 대해 제기된 의혹들을 단호하게 일축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의혹이 해소될 리 만무하다. 앞으로 혹독한 검증대를 통과해야 국민 앞에 떳떳이 설 수 있을 것이다.

국민들은 아직 그가 대통령이 되면 나라를 어떻게 이끌어 갈지에 대한 비전과 철학을 알지 못한다. 한일 위안부합의, 주한미군 사드 배치 문제 등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도 궁금해 한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어정쩡하고 기존 정치권과 아무런 차별성 없는 무색무취의 정책을 내건다면 금방 비난이 쏟아지게 될 것이다. 확실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그가 다른 정당이나 정치세력과 손잡는 것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정체성이나 비전에 대한 공통기반 없이 정치공학적 이합집산에만 골몰한다면 정치혐오감만 키울 게 틀림 없다. 손짓하는 정당이나 정치세력은 많지만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는 정치적 기반을 만들어 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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