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첫 ‘빚 없는 도시’ 연내 실현
건전한 재정 프로젝트 가동 전기
LG생활건강산업단지 개발 주력
동서횡단철도 대선 공약화 추진
구본영 충남 천안시장에게 정유년은 그 어느 해보다 의미가 남다르다. 천안시에 켜켜이 쌓인 묵은 빚을 모두 털어내고, 새로운 미래성장 도시로 발돋움하는 원년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그는 민선6기 시장에 당선된 뒤 시정을 점검하다 깜짝 놀랐다. 한 때 천안시 곳간이 비어 시청 직원들의 수당을 늦게 지급할 정도로 살림살이가 빚에 짖눌려 있었다. 또 과도한 BTL(임대형 민간투자) 사업 등 탓에 정부의 각종 재정평가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는 현실도 확인했다. 그는 채무가 1,695억원에 이르는 시 재정 상황을 앞에 두고, 시민에게 약속한 ‘시민중심 행복천안’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을지 자문을 거듭했다.
구 시장은 2014년 7월 취임 벽두부터 빚 청산에 몰입했다. 신규투자를 자제하고, 소모성예산을 과감하게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맸다.
그는 빚을 줄여가는 과정에서 수많은 도전을 받아야만 했다.
소모성 예산을 줄이자 기존 보조사업이 위축할 수 밖에 없었다. 예산 축소에 따른 선출직 단체장에 대한 공격과 인색한 평가가 뒤따랐다. 신규투자를 억제하는 게 능력 부족으로 곡해되기도 있다.
하지만 그는 묵묵히 빚을 갚아 나아갔다. 구 시장의 뚝심이 결실을 거두면서 지난해 말 시의 채무 규모는 467억원으로 줄었다. 그는 제5일반산업단지 분양 마무리를 통해 338억원을 회수하고, 효율적인 예산 운영으로 129억원을 마련하면 남은 빚도 연내 모두 갚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서울시와 국무총리실 등에서 30여년간 쌓은 행정 경험을 천안시정에 알차게 녹여냈다. 천안시가 지난해 정부와 충남도 등 각급 기관으로부터 역대 최다인 61개 분야에서 우수평가를 받은 게 반증이다.
구 시장은 ‘빚 없는 도시’가 가시화하자 이를 디딤돌 삼아 애초 구상대로 새로운 도약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채무를 떨궈내면 중앙정부의 각종 평가에서 가점을 받아 건전한 재정 프로젝트를 가동할 수 있다. 그리되면 천안시의 미래 경쟁력을 담보할 기반시설투자에도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올해는 천안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종합적인 발전 전략을 구체화,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천안’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시민과 함께 매진하겠다”
그는 올해 산업 인프라와 일자리 확충 등을 골자로 한 7대 중점 시책을 펼칠 방침이다. 우선 신 성장 동력 창출을 위해 천안 LG생활건강 퓨쳐일반산업단지 조성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또 중대형 이차전지 시험인증센터를 비롯해 ▦천안SB플라자 ▦도시첨단 산업단지 ▦웰니스스파 임상지원센터 ▦제2산단 첨단산업단지 및 재생사업 ▦북부BIT 및 동부바이오산업단지 조성 등 주요 현안을 추진한다.
그는 국토의 동서균형발전을 위해 중부권 동서횡단철도사업을 정부가 채택하도록 여론 조성에도 나섰다. 이 계획은 충남 서산에서 경북 울진까지 국토의 동ㆍ서를 가로지르는 대동맥을 새로 건설하는 사업이다. 12개 시ㆍ군을 지나는 이 철도는 8조5,000억원이 필요한 사업으로, 사업 확정까지 해당 지자체와 긴밀한 공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구 시장은 “중부권 동서횡단철도사업이 확정되면 국토의 서쪽 환황해권과 동쪽의 환태평양을 연결하는 이른바 ‘산업동맥’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객관적으로 건설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착수한 용역 결과를 토대로 대선 후보들 공약에도 반영시키도록 혼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 시장은 숙원 사업인 원도심 활성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원도심 부흥의 핵심인 동남구청사 도시개발사업을 본궤도에 올렸다.
그는 “2005년 시청사 이전 이후 10년 넘게 터덕거리던 원도심 재생사업이 지난해 12월 첫 삽을 떴다”며 “이 사업은 지난해 동서대로의 개통과 함께 원도심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도시재생 선도지역 가운데 최초로 민간을 참여토록 해 원도심 경제거점을 일구고 있다. 이 일대에는 동남구 청사는 물론 어린이회관, 기숙사, 초고층 주상복합건물 등이 들어선다. 100억원 규모의 충남콘텐츠 코리아 랩사업도 시작돼 다양한 문화 인프라 구축사업이 병행된다.
그는“법원 검찰청사의 청수지구 이전으로 공동화가 우려되는 신부동 일대에 천안세관 등 공공청사 5곳을 입주시키는 천안합동청사 신축 계획을 구체화 할 생각”이라며 “원성동 원도심 일대 뉴스테이개발사업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구 시장은 LG가 삼용동 일대에 추진중인 LG생활건강산업단지 조성에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1990년대 삼성전자가 둥지를 튼 이후 천안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경험에 비추어 LG생활건강산업단지가 천안 미래성장의 한 축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곳은 기존의 산업단지와는 다르게 제조와 제품 체험, 관광쇼핑이 함께 이어지는 융복합산업단지로 만들어진다. 6,000여명 이상의 고용효과도 가져와 지역경제를 한 단계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 시장은 “적극적인 행정지원으로 지난 연말까지 산업단지계획 승인과 토지보상 등 행정절차를 마무리해 상반기 부지조성공사에 들어간다”며 “무공해 산업단지 조성과 기업 유치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난해 3월 설립한 천안복지재단을 통해 장애인, 노인, 여성복지 향상을 시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남부종합복지관 완공과 함께, 마더센터 ㆍ아이사랑 천안사랑 플리마켓 운영, 육아종합지원센터 신축 등 저출산 극복을 위한 다양한 사업도 펼친다.
구 시장은 “연말이면 민선 이후 처음으로 채무 없는 도시가 된다”며 “건전한 재정운영 기틀이 마련된 만큼 1,900여명의 천안시 공무원과 함께 창의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로 희망의 다리를 놓겠다”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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