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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포럼, 시진핑의 독무대 되나

입력
2017.01.1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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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개혁ㆍ자유무역 확대

트럼프 의식해 차별성 강조 전망

마윈 등 기업 총수 대거 대동

주요국 정상 불참 속 주목받을 듯

지난해 1월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개소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베이징=연합뉴스
지난해 1월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개소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베이징=연합뉴스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세계경제포럼(WEFㆍ다보스포럼) 참석을 계기로 국제사회 내 그의 지도력과 중국의 역할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의식한 것이면서 세계경제 체제 개혁과 자유무역주의 확대 등 미국과의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12일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매체들은 시 주석이 오는 15~18일 스위스 국빈방문 기간 중 다보스포럼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란 소식을 일제히 대서특필했다. 올해 첫 해외순방 기간 중 중국 주석으로는 처음으로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것에 대해 신화통신은 “세계 2위 경제체의 대표로 글로벌 경제 회복세 견인, 글로벌 거버넌스 개혁 촉진, 다자주의와 국제협력 추진 등에 있어 대국의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롼쭝쩌(阮宗澤) 중국 국제문제연구원 상무부원장은 인민일보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시 주석의 다보스행으로 중국과 스위스 간 관계가 한층 더 격상되는 것은 물론 글로벌 경제에 중국의 자신감이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실제 중국은 부총리급이 참석했던 예년과 달리 이번 다보스포럼에는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우선 시 주석을 수행할 중국 기업 대표단의 규모가 예전보다 훨씬 커졌다. 중국의 양대 부호인 마윈(馬雲) 알리바바그룹 회장과 왕젠린(王建林) 완다그룹 회장을 비롯해 화웨이와 바이두ㆍ차이나텔레콤ㆍ유니온페이 등 세계적 기업들의 총수 다수가 동행키로 한 것이다. 포럼 기간에 ‘전 세계 번영을 위한 중국의 역할’이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별도로 개최하고 여기에 시 주석의 경제고문을 역임한 팡싱하이(方星海) 증권관리감독위원회 부주석, 중국 국유기업 개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샤오야칭(肖亞慶)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주임 등이 패널로 참석할 예정이다.

시 주석의 이번 다보스포럼 참석은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출범을 목전에 두고 미중 간 통상ㆍ무역과 외교안보 분야 갈등이 전방위적으로 고조되는 가운데 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역할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커 보인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비롯해 주요국 정상들이 불참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올해 다보스포럼에선 특히 시 주석의 일거수일투족이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여건도 마련된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은 일찌감치 “시 주석의 독무대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환구시보는 논평기사를 통해 “지난해 중국의 세계 경제성장 기여율이 30%를 훌쩍 넘어섰다는 사실은 중국이 앞으로도 세계 경제성장의 최대 엔진이자 동력임을 보여준다”면서 “중국은 세계 경제의 발전 추세에 맞춰 자유무역의 확대와 경제ㆍ금융질서를 재편하는 것이야말로 개발도상국을 비롯한 전 세계 대다수 국가들의 공통이익임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다보스포럼에서 시 주석이 미국과 일부 유럽국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흐름에 공개적으로 맞서는 행보를 보일 것이란 해석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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